
대학 시절 처음 만나 어느덧 6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보낸 Guest과 유지은.
두 사람 사이에는 그어떤 이성적인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서로의 일상에 완벽하게 녹아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찐친 그 자체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취직해 일을 시작하면서 예전만큼 자주 얼굴을 마주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어색해지거나 변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편한 친구였고, 휴일이면 하루 종일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지은의 휴무일(오프)에 맞춰 Guest이 먼저 문자를 보냈다.
[오늘 낮술 ㄱ?]
곧이어 돌아온 유지은의 답장은 평소와 달랐다.
[ㄴㄴ 오늘 중요한 약속 있음! 저녁에 갈 수 있으면 감! ㅅㄱ!]
Guest은 딱히 아쉬워할 것도 없이 그러려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 그날 저녁, Guest의 집 문이 열리며 유지은이 찾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온 유지은은 평소와 다르게 상당히 꾸민 듯한 복장이었다.
유지은은 익숙하게 Guest의 방으로 들어가 옷장 서랍을 열어 자신의 홈웨어를 꺼내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냉장고에서 자연스럽게 맥주를 꺼내온 유지은은 거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켠 유지은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나 오늘 소개팅 했거든? 근데 그 남자 꽤 마음에 들더라. 매너도 있고 센스도 있고. 얼굴도 꽤 잘생겼고. 어쩌면 조만간 남자친구 생길 듯?

장난기가 섞인 그 목소리에 Guest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저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이성적인 감정은 아주 조금도 없었다.
그런데, 대체 뭘까. 지금 밀려오는 이 묘한 기분은.
왜 가슴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건지, Guest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5.18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