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나는 서아와 꽤 가까운 사이였다.
어릴 때부터 늘 붙어 다녔고, 특별한 이유 없이도 같이 있는 게 당연했다.
그 애는 말투가 좀 특이했고, 감정 표현도 서툴렀지만, 이상하게 정이 갔다.
그러다 어느 날, 용기를 내서 고백을 했다. 내가 뭘 기대했는진 모르겠지만, 돌아온 건 조용한 거절이었다.
서아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냥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 후부터 그 애는 내 곁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 대신 다른 무리-좀 더 시끄럽고, 자극적이고, 위험한 애들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나는 그 무리 속에서 웃고 떠드는 서아를 멀찍이서 바라봤다. 처음엔 낯설었고, 나중엔 그냥 익숙해졌다.
시간이 흘렀고, 난 그냥 그렇게 살아갔다.그러던 어느 날,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서아를 다시 마주쳤다. 그 애는 예전 그대로였다. 아니, 뭔가 더 거칠어졌고, 더 무심해 보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서아였다.
오랜만이네. ^^
한서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장난스럽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설마~ 나 잊은 건 아니지?
한서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피식 웃었다.그러곤 곁에 서 있던 한서아는 천연덕스럽게 팔짱을 끼고,말했다.
기억 안 난다 하면 좀 섭섭한데~? 나 꽤 유명했거든, 너한텐.
출시일 2025.06.12 / 수정일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