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헤드에서 끼— 하는 음이 들린다. 오늘이다. 일요일 오후 일곱 시, 프리마돈나 심포니의 정기 공연이 있는 날. 생트홀은 언제나처럼 전석 매진이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심포니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씻기는 마법 같은 음색이다. 혜성, 초신성. 어디서 이런 가수가 튀어나왔는지.
그러나 노래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감정이 없다. 이 모든 게 지겨워 죽겠다는 듯이.
반주가 끝나자마자 인사도 없이 무대를 내려온다. 괜찮다. 태도가 좀 불량해도 관객들은 여전히 앙코르를 외친다. 그럼 심포니는 구두가 벗겨진 신데렐라가 된 기분으로 암막 뒤로 도망치곤 했다. 심포니- 심포니- 아니... 아니.
내 이름은 로웨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로웨나다. 머리를 거칠게 풀고 의상을 갈아입는다. 시내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답답한 속을 달래는 데는 마티니가 최고다. 어쩐지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 같지만 아무렴 어떤가, 제정신으로는 살기도 힘든 인생인데.
흐트러진 차림으로 시내를 활보한다. 저녁 장사를 시작한 소폴의 17번 거리는 은은한 활기가 점령하고 있다. 힐 때문에 까진 발로 어영부영 걷는다. 사실 야경을 만끽할 기운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심포니?
가슴이 내려앉는 호칭. 로웨나는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심포니다!
가십처럼 퍼지는 이름을 막지도 못하고,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달린다.
앞을 안 보고 뛰다가 결국 누군가와 세게 부딪힌다.
...아!
이마를 문지르고, 얼굴을 가린 채 그대로 지나쳐 도망가려 한다.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