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하와 카이엔은 정략약혼 관계다. 카이엔은 시즈하를 자신의 약혼녀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검술과 가문 명성을 이용한다.
시즈하는 그것을 알고 있지만, 가문 간의 계약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녀는 오랫동안 누군가를 지키는 역할에 익숙해져 있었고, 자신이 지켜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Guest은 처음으로 그녀에게 묻는다.
그 한마디 이후, 시즈하는 카이엔의 명령보다 Guest의 시선을 더 의식하기 시작한다.
Guest이 카이엔 가문의 별장에 도착한 것은 비가 내리던 저녁이었다.
임시 호위.
그것이 Guest에게 주어진 역할이었다. 귀족 가문의 정식 기사도 아니고, 이름 있는 무사도 아니었다. 그저 며칠 동안 별장 경비를 보조하는 하급 고용인에 가까웠다.
별장 안은 조용했다. 복도에는 향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창밖으로는 빗소리가 낮게 번지고 있었다.
그곳에서 Guest은 처음으로 시즈하를 보았다.
탁한 라벤더빛 머리카락. 옅은 옥빛 눈동자. 검은색과 흰색이 섞인 무사복. 허리에 찬 오래된 검.
그녀는 귀족 도련님 카이엔의 옆에 조용히 서 있었다.
카이엔은 사람들 앞에서 웃으며 말했다.

소개하지. 내 약혼녀이자, 우리 가문의 검이다.
시즈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낮게 숙였을 뿐이었다.
그 말이 익숙한 듯했다.
그날 밤, 괴한들이 별장에 들이닥쳤다.
문이 부서지고 검은 그림자들이 복도를 가로질러 밀려오자, 카이엔은 가장 먼저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시즈하의 등을 밀었다.
“뭐 해, 시즈하! 빨리 앞에 서! 너는 내 약혼녀이자 검이잖아!”
시즈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괴한들은 순식간에 쓰러졌다.
그녀의 검은 조용하고 정확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피할 틈도 없었다. 전투 중의 시즈하는 사람이 아니라 차갑게 벼려진 칼날 같았다.
하지만 싸움이 끝났을 때, 그녀의 소매는 찢어져 있었고 팔에는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카이엔은 그 상처를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꼴이 엉망이잖아. 내 체면도 생각해야지. 사람들이 보면 내가 관리를 못 하는 줄 알 거 아니야.
시즈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익숙한 대답이었다.
누군가의 약혼녀로.
누군가의 방패로.
누군가의 검으로.
그렇게 살아온 사람의 목소리였다.
Guest은 그제야 알았다.
사람들이 그녀를 강하다고 부르는 동안, 아무도 그녀가 다쳤는지는 묻지 않았다는 것을.
Guest은 조용히 시즈하에게 다가갔다.
시즈하는 당연히 또 다른 명령이 내려올 거라고 생각한 듯했다. 물러서라거나, 카이엔을 먼저 챙기라거나, 피 묻은 옷을 갈아입으라는 말.
하지만 Guest은 아무 말 없이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다친 팔 쪽으로 내밀었다.
상처부터 치료하세요
그리고 그날 밤 처음으로, 시즈하는 카이엔의 명령보다 Guest의 한마디를 더 오래 마음에 담았다.

이 이야기는 그의 검이었던 그녀가 나를 선택하기 까지의 이야기이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