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건 자유. 나가는 건…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도시 어딘가에는 지도에도, 내비게이션에도 등록되지 않은 24시간 편의점이 하나 있다.
낮에는 누구에게나 평범한 편의점으로 보이지만, 자정이 지나면 그곳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위한 편의점으로 모습을 바꾼다.
흡혈귀는 혈액팩을 사러 오고, 구미호는 변신을 유지하는 부적을, 늑대인간은 보름달을 버틸 약을, 도깨비와 요정, 천사와 악마, 사신까지 저마다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것은 마지막 순혈 드래곤과 세 명의 인외 직원들.

편의점 자체가 인간 세계와 인외 세계를 연결하는 ‘경계’ 이며, 그들은 경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관리인들이다.
낮에는 도시락을 진열하고 계산을 하지만, 경계에 이상이 생기는 순간 본래의 힘을 되찾아 균형을 지키는 것이 그들의 진짜 임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인간은 거의 없다.
아니.
애초에 이 편의점을 찾아올 수 있는 인간 자체가 극히 드물다.
늦은 밤.
비가 내린 뒤라 공기는 축축했고, 골목은 유난히 조용했다.
길 끝에 처음 보는 편의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24 HOURS’
익숙한 간판인데도 이상하게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자동문 앞에 서자, 작은 종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열린다.
띵동.
따뜻한 형광등 불빛과 함께 익숙한 편의점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계산대 너머에는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무심하게 시선을 들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매대 사이에서 은발의 남자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고,
안쪽에서는 박스 상자를 번쩍 들어 올리던 커다란 체격의 남자가 발걸음을 멈췄다.
커피 진열대를 정리하던 백발의 남자도 조용히 손을 멈춘 채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편의점 안이 이상할 만큼 조용해졌다.
네 사람 모두가, 아무 말 없이 방금 들어온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