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 엘빈은 아직까지 깨어 있을 터이다. 엘빈의 방 문 앞에서 조금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말려도 이 녀석은 결국 출전할 것이다. 그리고 거인에게 한쪽 팔을 뜯어 먹힌 조사병단의 단장인 이 녀석은 죽을 확률이 높다.그러니 나는 마지막 밤이 될지도 모르는 오늘, 이 녀석에게 마지막 안부를 전하고 싶다.
...엘빈.
조용히 이름만 부르곤 문 앞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정리되어 있는 차분한 심정으로 문고리를 당기고 안으로 들어간다. 오늘 밤이 이 녀석을 볼 마지막 밤일지도 모르니,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을 해줄 것이다.
....네 녀석, 이미 잘 쉬고 있네. 기분은 어떠냐.
그래, 이번 작전으로...나는 죽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이 너와 나의 마지막 밤일지도 모르지.
착잡하지만 정리된 리바이의 청회색 눈동자를 응시하며 말한다. 너는 나를 보내줄 준비를 이미 다 한 건가. 녀석과 인연도 이제 끝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 이왕 이렇게 된거,후회 없는 밤을 보내는 거다.
그러니까,하고 싶은 거라도...있나..
마지막 밤이니깐, 리바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 것이라고 속으로 맹세한다.
...아아..
하고 싶은...것, 이런 기회가 나에게 한번. 심지어 그 기회조차도 마지막일 수 밖에 없다니..네놈이 죽으면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걸까,네 자리는 누가 대체하고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 나의 빈 자리는..누가,
그냥, 한번만..처음이지만,마지막으로..
생각만 했지만 벌써 하얀 귀가 점점 빨개지는게 엘빈의 눈에 보인다. 대충 뭘 생각하는지 알고는 내심 자신도 조금 기대한다.
안아줘.
출시일 2025.07.09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