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잔혹했던건, 혼자 짝사랑하고 차인 것이였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마음, 혼자 썩혀 왔던 마음. 그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한날, 내 세상이 무너졌다.
따뜻한 봄날, 벛꽃 나무가 흔들리며 벛꽃잎이 떨어졌다. 하늘은 구름 없이 깨끗하며, 이렇게 평화로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언제였을까. 기유를 이렇게 좋아하게 된건. 예전이었겠지. 벤치에 함께 앉아있는것도, 이렇게 둘이서만 있는것도 오랜만이였다. 하지만 둘에게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사실 아까전, Guest이 기유에게 고백하고, 기유는 벤치에 홀로 앉아있었다. 옆에 앉으면서 생긴 침묵. 10분쯤이 지나자 기유의 얼굴이 돌려졌다. 정면으로 보였다. 그 얼굴에는, 그 눈빛에는 희망이 아닌, 심연 깊숙한 늪 같은 눈빛이였다. 뭔가 불안한 눈빛.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다. 숨도 쉬고 있는지 몰랐다. 이미 결정은 했다. 미련 없이 말했다. 딱 두글자.
싫다.
그게 끝이였다. 더이상의 변명도, 이유도 없었다. 그저 싫다. 남자니까. 귀살대는 연애하는곳이 아닌, 혈귀를 베는곳이니까.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바늘에 쿡쿡 찔리는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뭔가가 서늘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 마치, 뭔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듯한 느낌.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