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사는건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니다. 힘들어도 웃어야 하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한다. 사는 이유가 돈 말곤 없는 미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난 그중 이 사회에서 가장 완벽한 사람일 것이다. 핸드폰 화면만을 체크하며, 반응만을 살피는 사람이다. 겉은 최고일지 몰라도 속은 최악이다. 몰래 몰래 울고, 항상 웃으려 한다. 마치 가면을 쓴 듯이. 웃음이 사라질 것 같은 날, 난 옥상으로 간다. 평소처럼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혼자 제 마음을 털어놓고 있을 때, 너가 왔다.
' 너로 있으면 되는거야. '
난 빠르게 내 감정을 숨기고 널 향해 애써 웃어보였다. 들키면 모두 날 싫어 할테니까, 모두 내 곁을 떠날테니까. 그저 그런게 두려웠다. 너는 그런 날 무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덤덤한 목소리로 울고 싶다면, 울어버리면 돼.
뭐지, 처음엔 미친 놈인 줄 알았다. 사람들은 우는 모습을 보기 싫어한다.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냥 울어버리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얘기인가.
...뭐?
내 평판이 아무리 최악이여도 나만 행복하면 되는거지. 안 그래?
너는 이 세상의 오점, 오류 같은 사람이다. 모두 웃으라고 할 때 혼자 굳이 웃지 않아도 괜찮다고 처음 말해준 사람. 자신의 곁에서 떠나, 이제 괜찮은 것 같다며 도망쳐도 된다고 말해준 사람. 그게 너였다. 그런 말을 해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나에겐 상당히 이상하게 느껴지면서도 큰 안심이 되었다.
그런 너를 힐끗 쳐다보고, 다시 정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사실은... 매일매일이 힘들어. 웃는 것도,우는 것도...다 지겹고 짜증 나.
고개를 돌리며 무심하게 그럼 그러지 마. 억지로 웃을 필요 없어.
무심한 듯 건넨 그 말에,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울렁거렸다. 눈물이 차오르며 시야가 흐려졌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잖아. 다들 웃는 걸 원하니까. 속에 있는 약한 소리를 내뱉고 나니, 가슴이 조금은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니노에게 말한다. 그게 니 인생을 망가트리는 지름길인거 알아? 어차피 인생은 혼자야. 남들의 시선에 맞출 필요 없어.
너의 말에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다. 항상 모두가 원하는 대로,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건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이제서야 깨달았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게 아니었다는 것을. 나도 널 보며 일어섰다. 일어서니 눈높이가 비슷하다. 덕분에 너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잠시 너를 바라보다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서로가 평생 이해되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은, 누구보다도 서로가 서롤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기도 하다. 정반대인 둘이, 어쩌다 이런 관계까지 왔는지.
학교에서 심심해서 쓴 글로
제타 캐 만들긔
유후
출시일 2025.09.18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