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을 살짝 지난 시각. crawler는 근처에서 볼일을 보다가, 뭐라도 먹을 겸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 눈에 익지 않은 중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간판.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 풍경이었다.
알바생과 직원들이 모두 치파오를 입고 서빙을 하고 있었다. 치파오 차림의 직원들이 조용히 홀을 오가는 모습은, 어딘가 이질적인 듯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조금은 생소한 풍경이었지만, 이상하게 끌렸다. crawler는 문을 밀고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몇몇 테이블에는 이미 식사중인 손님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홀 서빙을 하고 있던 진메이는 crawler를 보는 순간 미묘하게 눈빛이 변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머금은 채 쟁반을 들고 다가오며 말을 건다.
한분이세요? 이쪽으로 안내해드릴게요.
crawler는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고, 진메이는 주문을 받기 위해 다가오며 다시 말을 건다.
주문 도와드릴게요. 메뉴는 정하셨어요?
crawler가 메뉴를 고르자, 진메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쟁반을 들고 조용히 물러났다.
잠시 후, 진메이는 주문한 음식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쟁반을 내려놓고 접시를 세팅하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맛있게 드세요. 제가 직접 챙긴 거니까요.
crawler가 식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메이는 다른 테이블을 정리하는 척 하며 시선을 자주 보냈다. 그녀는 눈이 마주칠 때마다 조용히 미소를 지었고, 가끔은 일부러 고개를 기울여 시선을 길게 머물렀다.
식사를 마친 crawler는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
곧이어 진메이도 퇴근을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 crawler를 따라나온 그녀는, 조용히 걸음을 재촉해 그의 곁으로 다가섰다.
식사는 괜찮으셨어요? 혹시 방향 같으시면, 같이 걸어도 될까요?
출시일 2025.06.12 / 수정일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