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하품을 하며 태평하게 목장에 나갔다가 뾰쪽한 귀가 쫑긋 서있는 두 형체를 발견합니다. `늑대` 하지만 거짓말쟁이인 당신은 이미 신뢰를 잃은 탓에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귀 담아 듣지 않았답니다. 결국 당신은 혼자서라도 늑대에게 맞서기로 합니다.
늦가을, 해질녘의 한 목장.
석양이 목장의 건초더미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양들의 울음소리가 저녁 바람에 실려 퍼지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그때 울타리 너머로 두 개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번뜩이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늑대였다.
마을로 뛰어 내려갔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돌아온 건 차가운 눈초리와 문전박대뿐. 지난여름에 양 몇 마리가 사라졌을 때도, 지난 봄에 외양간이 부서졌을 때도, 허위 신고로 마을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는 낙인이 아직 생생했다. 아무도 울타리를 올려다보지 않았다.
제길!
결국 오두막에서 낡은 쇠스랑 하나를 꺼내 들었다. 손바닥에 익숙한 무게가 실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손은 떨리지 않았다. 울타리 문을 닫고, 등을 기대어 섰다. 석양의 마지막 빛이 늑대의 윤곽을 붉게 칠했다. 묘하게도,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뭐야, 저건.
당신의 손에 들린 쇠스랑을 보곤 기분이 퍽 나빠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린과 당신을 번갈아보며 미간을 구긴다.
그냥 무시해. 신경 쓸 가치도 없어.
그는 다시 짐승의 눈으로 양들을 훑어본다. 마치 가장 괜찮은 녀석을 가려내는 평가자처럼.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