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테이블 위에 놓인 잔이 기울어져 있었다. 녹아내린 얼음이 천천히 굴러가며 유리 표면을 적셨고, 그 위에 엎드리듯 몸을 기대고 있던 당신의 손끝이 떨린다. 술기운이 살짝 오른 탓에 시야는 흐릿하게 번진다.
당신은 천천히 핸드폰을 집어 들고 연락처 화면을 뒤져본다. ‘이민형’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고오고, 당신은 눈물젖은 얼굴로 통화 버튼을 누른다.
귀에 가져다 댄 휴대폰 스피커에서 신호음이 울린다. 당신은 그 신호음이 끊기기를 기다리며 바 테이블에 몸을 더 기댄다.
신호음이 이어지는 동안 당신은 자신이 전화를 건 상대가 ‘이민형’이라 믿고 있지만 화면에 반사된 이름은 ’이동혁’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 정신이 또렷하지 않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신호음이 ‘뚝’ 하고 끊긴다.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