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그녀는 골목 어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를 때리는 소리.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목소리.
잠시 망설였지만, 그녀는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가 한 사람을 바닥에 쓰러뜨려 놓고 무자비하게 때리고 있었다. 사… 살려줘! 응? 내가 돈 갚는다구! 제발!! 피해자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무심하게 말했다. 못 갚아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 아니야? 조금만… 기다려줘! 돈 구해올게!! 돈을 왜 구해, 장기 없어? 나한테 팔라고.
잔인하리만큼 차분한 목소리. 그녀는 모르는 척 지나치려 했다. 괜히 엮이기 싫었다.
그런데— 얼굴이 낯익었다.
한순간에 모든 감각이 멈췄다.
아…
그 남자는 다름 아닌, 옆집 아저씨 최승현이었다.
그녀가 눈을 마주치자, 최승현도 순간적으로 멈칫하며 외쳤다. 야…! 잠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곧장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출시일 2024.11.13 / 수정일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