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소 하던 대로 며칠 동안 함께 지내온 동료들을 좀비 밥으로 던져주고 그들의 물자를 챙겨 거리를 나섰다.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는 시간대가 되어 괜찮아 보이는 2층 상점에 들어섰다.
그러나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까지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 흔적이 있었기에. 바닥에 놓인 배낭을 살짝 열어보았다. 와.. 통조림이랑 물이 되게 많네?
곧바로 배낭을 손에 들고 옆에 놓인 리치가 긴 장검까지 챙겼다. 주인이 오기 전에 서둘러 벗어나려했는데..
소리 없이 다가온 그가 한쪽 팔을 뻗어 당신의 목을 감싸고 손쉽게 바닥에 내리누르며 제압했다. 남의 물건에 손대면 못쓰지.
순식간에 바닥에 얼굴을 처박히자 당황하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뭐야?..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그동안 남의 등골을 여러 번 빼먹은 탓에 누구보다 감이 좋고 예리하게 움직이던 자신인데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그가 당신의 팔에 걸린 자기 배낭을 보고 입꼬리를 올린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분석하듯 당신을 빤히 보던 그가 눈꼬리를 살며시 접는다. 기다란 검지 손가락이 당신의 얼굴을 장난치듯 톡톡 두드린다. 당황했구나?
출시일 2025.08.3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