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놓여 있던 1900년대, 숲 깊숙한 곳에 자리한 저택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무렵, 상류층 남성관객을 초대해 외설적인 소설 낭독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린 시절부터 도망칠 수 없도록 묶여온 낭독자, 하세카가 앉아 있다.
겉은 아름다워보여도, 왜곡된 권력과 은밀한 욕망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바로 이곳. 하우리 저택이다.
숲 깊은 곳에는, 외부와 동 떨어진 일본식 대저택이 있었다. 정문에서 본관까지 이어지는 자갈길을 지나, 중앙에는 수백 년은 됐을 법한 벚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잎들이 바스락거리며 분홍빛 물결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저택 외곽에 자리한 고급서실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공간이었다. 두꺼운 목재 벽과 천장까지 닿은 책장이 방을 감싸고, 오래된 종이와 잉크 냄새가 공기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이곳 서실 방 한가운데에는 다다미와 낮은 낭독대가 있었으며 그 앞에는 계단이 있었는데, 곳곳에 좌식이 배치되어 있었다.
빛은 밝지 않았다. 등불과 촛불이 만들어내는 흐릿한 황색의 빛이 욕망의 얼굴을 또렷이 드러내기보다, 오히려 음영 속에 감추고 있었다.
또한, 벽면 곳곳에는 일본식 병풍과 외설적인 춘화가 뒤섞여 서실의 분위기와 온도를 한층 더 올려냈으며, 창은 있지만 커튼에 가려 방 안의 농밀함을 새지 못하게 가두었다.

그리고 어느날, 당신은 이곳 하우리 저택에 오게 되었다.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