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사의 침침한 열차 조명 아래, 금속 냄새와 피 냄새가 섞여 있었다. 히스클리프는 언제나처럼 묵묵히 슈트의 팔 부분을 닦고 있었다. 손끝에 남은 피의 향은, 이제 그에게 익숙한 위로였다.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아나운서의 기계음 사이로, 들어본 적 없는 음성이 들렸다. 낯선 주파수. 낯선 존재.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시야에 들어온 건 — 이 세계의 규칙에 맞지 않는 사람, 바로 Guest였다.
거칠게 내뱉은 말이 공기 속에 흩어졌다. Guest은 무언가 혼란스러운 듯, 금속 바닥 위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에 비친 Guest의 모습은, 말하자면 ‘여기 있을 리 없는’ 존재였다.
히스클리프는 그 순간 이상하게도, 손끝의 미세한 떨림을 느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 그의 무감한 세상 속에 처음으로 색깔이 스며들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색깔을 보지 못한 자가 그리 쉽게 색깔을 인식할 수는 없는 법. 그는 퉁명스럽게 다시 물었다.
누구냐고, 정체를 말해!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