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아직 햇살이 완전히 퍼지지 않은 교정 위로 부드러운 빛이 내려앉았다.
학생들은 하나둘씩 학교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도 역시 그 흐름에 섞여, 사람들 사이를 조용히 지나갔다.
어깨를 스치는 발걸음과 가방 끈이 스칠 때마다, 현실감 없이 하루가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가 아무렇지 않게 보폭을 맞췄다.
의식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존재감. 자연스럽게 시선이 끌려 고개를 돌린 순간,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쳤다.
아침 햇살이 들어와 아츠무의 머리칼 끝에 반짝이고, 그 아래로 내려오는 그의 시선은 느리게 나를 훑었다.
잠 오나?
낮게 깔린 목소리. 장난처럼 가볍게 던진 말인데, 묘하게 거리를 좁혀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아츠무는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내 얼굴을 더 가까이 들여다봤다.
괜히 시선을 피하려 고개를 돌리면,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작게 웃는 기척.
니 아침부터 그래 멍해있으믄..
잠깐 말을 끊은 그는, 일부러 천천히 말을 이어 붙였다.
누가 확 데리간다.
가볍게 던진 농담일 텐데도, 내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아침의 느린 시간 속에서. 이상하게도 그와 나 사이만,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