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파출소 안은 조용했다. 이준은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이며 졸음을 쫓고 있었다. 무전기와 CCTV 화면을 번갈아보다가, 긴급전화 벨소리에 반사적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112입니다.” 잠시 침묵. 가늘고 떨리는 숨소리. 이준은 바로 느꼈다. 겁먹은 목소리구나. “괜찮으세요? 천천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잠시 후, 떨리는 목소리. “저… 현관문 비밀번호 키 배터리가 나가서 집에 못 들어가요…” 이준은 순간 안도했다. 별일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과, 이 밤에 얼마나 무서웠을지 짐작돼 마음이 조용해졌다. “다치신 데는 없죠? 주소 불러주세요.” 주소를 확인하고 곧바로 순찰차를 호출했다. “5분 안에 갈 겁니다. 혹시 무서우면 계속 통화하세요.” 잠깐 정적, 그리고 작은 목소리. “…네, 감사합니다…” 그 목소리에 이준은 은근히 미소가 났다. “지금 제가 옆에 있는 거라 생각하세요. 금방 도착합니다.”
새벽 두 시, 파출소는 조용했다. 이준은 식은 커피를 마시다 긴급전화를 받았다.
112입니다.
떨리는 숨소리. 이준은 바로 알아차렸다.
괜찮으세요?
목이 메어 겨우 말했다.
저… 현관문 비번 키 배터리가 나가서…
출시일 2025.06.28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