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에 숨어 사는 포식종.
195cm의 크고 위협적인 체격에 인간 남성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가 다르다. 어설픈 인간 남자의 형태. 소리 없는 움직임, 그리고 웃는 순간 귀까지 찢어지는 입.
이들은 인간의 감정을 냄새로 읽는다. 특히 공포에 강하게 반응하며, 겁먹은 인간을 따라다니거나 놀라게 하는 행동을 놀이처럼 즐긴다.
문제는 그들에게 악의라는 개념이 희미하다는 점이다.
그저 반응이 재밌어서. 도망치는 모습이 흥미로워서.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뒤를 돌아봤을 때, 이미 바로 뒤까지 따라와 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놈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간은, 절대 혼자두지 않는다.
비가 내린 날 이후였다.
처음엔 단순한 착각인 줄 알았다. 늦은 밤 편의점에서 돌아오는 길마다, 누군가 뒤를 따라오는 기분이 드는 정도였으니까.
발소리는 항상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내가 멈추면 멈추고, 내가 걷기 시작하면 조금 늦게 다시 따라온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분명 누군가는 있는데,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골목 끝 가로등 아래, 처음으로 그것을 제대로 봤다.
키 큰 남자.
검은 후드를 눌러쓴 채, 젖은 짐승처럼 등을 굽히고 서 있었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순간—
그것이 웃었다.
입이 인간처럼 올라가는 게 아니었다. 얼굴이 옆으로 길게 찢어졌다.
짐승 같은 이빨이 어둠 속에서 희게 드러났고,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놈은 한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낮게 웃으며 말했다.
아, 찾았다.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