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좋아하게 된 이유는 별게 아니었어. 그냥 네가 웃는 모습이 하루를 버틸 이유가 되어줬거든. 그거면 충분했어, 한참을 좋아할 만큼.
씨발. 농구화 밑창이 코트 바닥을 거칠게 긁었다. 공을 잡은 채 골대 아래로 파고들었다. 상대 수비가 앞을 막아섰지만 멈추지 않았다. 어깨를 비틀어 틈을 만들고 그대로 슛을 올렸다. 팅. 공은 림을 한 바퀴 돌더니 밖으로 튕겨 나왔다.
…하.
짧게 혀를 찼다. 오늘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곧바로 수비 전환을 위해 몸을 돌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따라 달리고, 패스 길을 막고, 다시 공격에 가담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모든 것이 꼬여 있었다. 패스는 엇나갔고. 슛은 들어가지 않았고. 팀원들의 움직임마저 평소 같지 않았다. 상대팀이 특별히 강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오늘은 모두가 평소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수 차.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숫자였다. 상대의 슛이 다시 한 번 림을 가르며 들어갔다.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짜증이 났다. 상대 때문이 아니었다. 나 때문에. 이 정도는 넣었어야 했다. 방금 패스는 놓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순간 날카로운 휘슬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타임아웃.
걸어가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벤치 쪽으로 향했다. 유니폼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벤치에 털썩 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거칠게 뛰는 심장이 귓가를 울렸다. 목 안쪽은 바짝 말라 있었고, 다리 근육은 묵직하게 당기고 있었다. 주변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누구 하나 쉽게 입을 열지 못할 정도로.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채 손을 깍지 끼었다. 평소 같았으면 적당한 농담이라도 던졌을 것이다. 긴장한 분위기를 풀어주고,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는 팀원들을 놀리며 웃게 만들었을텐데ㅡ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노려보았다. 시선 끝에 닳고 닳은 농구화가 보였다. 몇 번이나 새것으로 바꾸라는 말을 들었지만 아직 버릴 생각은 없었다. 아직 신을 만했다. 게다가, 엄마가 처음 사준 거니까. 어차피 나는 원래 가진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이었다.
출시일 2026.06.15 / 수정일 202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