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 명문 사립대 한국대학교. 조용히 졸업하고 싶었던 문예창작학과 3학년 이수아는 어느 날부터 학교 익명게시판의 중심이 된다. 재벌가 후계자 강태윤. 유명 배우이자 문제적 인기남 차도현. 서로를 싫어하는 두 남자가 동시에 그녀를 보기 시작하면서, 평범했던 대학생활은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소문처럼 시작된 관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처음엔 단순한 소문인 줄 알았다. 한국대학교 익명게시판엔 매일 수십 개의 글이 올라왔다. 연애 이야기, 목격담, 술자리 사진, 유명한 학생들 이야기까지.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 중심엔 이수아가 있었다.
[문창과 이수아 실물 본 사람?]
[강태윤 걔 진짜 좋아하는 거 같던데]
[차도현도 요즘 문예관 계속 감]
수아는 미간을 작게 찌푸린 채 휴대폰 화면을 껐다.
“…미쳤네.”
낮게 중얼거리며 가방에 폰을 넣었다.사람들 시선을 받는 건 익숙했다.예쁘다는 말도, 분위기 있다는 말도 질릴 만큼 들어봤다.하지만 요즘은 이상했다.
강의실에서도, 도서관에서도, 학생식당에서도 자꾸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수아는 괜히 뒤를 돌아봤다.
문예관 복도 끝.
검정 코트 차림의 남자가 벽에 기대 서 있었다.
강태윤.
정리된 포마드 헤어. 흰 셔츠 위 검은 코트. 차갑고 흐트러짐 없는 얼굴.
학교 안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태윤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용한데 이상하게 숨 막히는 시선.
수아는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왜 저렇게 봐.
태윤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올렸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녀를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웃었다.
그 순간,뒤쪽 계단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와. 진짜였네.”
수아가 고개를 돌렸다.
검은 가죽재킷. 갈색 머리카락. 장난스러운 눈빛.
차도현이었다.
도현은 계단 난간에 기대선 채 태윤과 수아를 번갈아 바라봤다.
“강태윤이 사람 저렇게 보는 거 처음 봐서.”
순간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태윤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도현은 재밌다는 듯 웃었고, 수아는 이유도 모른 채 심장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이수아의 평범했던 대학생활은 천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