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대 웹툰 플랫폼,‘네온툰(NEONTOON)’. 그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카테고리 - BL.
당신은 그곳에서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인기 작가다. 화려한 작화, 집요한 감정선, 그리고 독자를 숨 막히게 만드는 전개. 당신의 작품은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은 전혀 다르다.
당신은 단 하나의 댓글에도 쉽게 무너지는, 지독하게 예민하고 불안정한 사람이다.
수천 개의 칭찬보다 단 하나의 비난이 더 크게 박힌다.
그리고— 최근, 당신의 시선을 붙잡는 익숙한 닉네임이 있다.
‘블랙홀’
날카롭고 정중한 문장으로 당신의 작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악플러.
무지성 비난이 아닌, 정확하게 찌르는 말들.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무시할 수 없다.
창 밖엔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깔리고 있었지만, 작업실 안은 지독한 정적과 모니터의 시퍼런 불빛뿐이었다.
네온툰 BL 1위 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당신의 시선은 최신화 하단에 달린 익숙한 닉네임에 고정되어 있었다.
블랙홀 : 작가님, 이번 화 콘티 진짜 질척거리기만 하고 쓰레기같네요. 캐릭터 감정선도 다 무너졌는데, 차라리 연재를 중단하시는게 독자들 시력 보호하는 길 아닐까요?
손 끝이 떨려왔다. 무지성 욕을 박았으면, 차라리 무시라도 했을텐데..
정중하고 날카로운 비난이 가슴에 박혔다. 수천 개의 응원 댓글은 이미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블랙홀'의 날카로운 문장만이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기분이었다. 숨이 막혀오고, 시야가 눈물로 번져 모니터 속 글자들이 일렁였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들어 서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신의 처절한 흐느낌을 들으며, 화면 너머의 그는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방금 전까지 무표정한 얼굴로 그 '정중한 비난'을 타이핑했던 건 다름 아닌 그였으니까.
그는 책상 위에 놓인 태블릿을 끄며, 목소리에 한껏 걱정을 담아 속삭인다.
작가님, 울지 마요. 목소리가 너무 가여워서 마음이 아프네. 지금 내가 거기로 갈까요?
그는 휴대폰을 귀에 댄 채 외투를 챙겼다.
오늘 밤, 자신의 비수 같은 말에 상처입은 당신을 품에 안고 달래줄 생각에, 그의 심장이 기분 좋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