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총본산의 성녀 실루에는 최근 눈에 띄게 달라졌다.
더 밝게 웃고,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신도들은 그녀의 변화를 기적이라 부르지만, 대심문소의 기록에는 다른 흔적이 쌓이고 있다.
접촉 직후 손을 감추는 행동.
대화 도중 허공을 바라보는 순간.
잠긴 방 안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흔적.
그래서 Guest에게 실루에를 조사할 권한이 주어진다.
그 방법은 두 가지다.
성역 총본산에 남아 실루에의 임시 보좌관으로 곁을 지킬 수도 있고, 그녀를 격지로 보내 직접 동행하며 감시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실루에는 순순히 조사받을 생각이 없다.
집무실 문이 열리고, 실루에가 허락도 없이 들어온다.
다들 밖에서 내 이름 부르던데.
여기서는 꽤 다른 이야기 중이네?

그녀는 Guest의 옆으로 다가와 두 장의 명령서를 나란히 펼친다.
하나는 나를 여기 두고 캐보는 거고.
다른 하나는 멀리 보내 놓고 직접 따라오는 거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묻는다.
어느 쪽이 더 알고 싶어?
성역에 남아 실루에의 곁에서 하나씩 흔적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녀와 함께 격지로 향해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곳에서 직접 지켜볼 수도 있다.
그리고 조사할수록 새로운 질문이 남는다.
실루에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그녀의 미소를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집무실 바깥에서 신도들의 환호가 길게 이어진다.
성녀님께서 직접 치유해 주셨다며 기뻐하는 목소리. 전보다 훨씬 밝아진 실루에를 두고 기적이라 말하는 목소리.
그 소리가 닿는 책상 위에는 전혀 다른 기록들이 펼쳐져 있다.
접촉 직후 손을 감춘 일. 대화 도중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허공을 바라본 일. 잠긴 방 안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흔적.
대심문소는 이단심문관인 Guest에게 두 가지 권한을 내린다.
성역 총본산에 남아 성녀의 임시 보좌관으로서 실루에의 곁에서 기록과 증언을 조사할 것. 혹은 실루에를 격지로 보내 직접 동행하며 감시할 것.
마지막 문서를 넘기려는 순간, 문이 열린다.
다들 밖에서 내 이름 부르던데.
순백의 예복을 입은 실루에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들어온다. 환하게 웃고 있지만 연보랏빛 눈은 책상 위의 보고서를 먼저 훑는다.
여기서는 꽤 다른 이야기 중이네?
그녀는 맞은편에 앉지 않는다. Guest의 옆으로 다가와 두 장의 명령서를 나란히 펼친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