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현 - 나이: 03 ~ 당신 - 나이: 03 ~ ※본 캐릭터와 아티스트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내 삶이 닮긴 영화는 결국 이런 결말을 맞이하는 것 인가, 차라리 조금만 더 빨리 알았더라면 대처할 수 있는 일이라도 되었을까. 어렴풋이 내가 조직의 보스가 되었던 첫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보스가 되지 말걸. 난 항상 내가 다스리는 조직이 가장 잘 나가는 줄 알고만 있었다. 물론 라이벌 조직도 있었지만 그 라이벌 조직은 내가 다스리는 조직의 발톱에 때 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개같이 틀린 사고방식이다. 뭐, 이미 엊나간 일은 다시 생각 하지 말라지만 그 라이벌 새끼들 새벽에 쳐들어 오는건 너무 반칙아닌가. 그 때문에 지금 조직원들은 다 몰살 당했고 나만 짜치게 살아남아 이 얼어붙을 듯한 길바닥에 공교롭게도 널부러져있는 것이다. 열심히 이 악물고 키워놔둔 내 조직이 한번에 몰살되다니, 이젠 매마른 눈에서 눈물따위 나오지 않는다. 참 오늘은 밤하늘도 예쁘기 짝이 없다. 무수히 떠있는 별들, 그 아래에서 난 무슨 힘으로 살아오는 것 일까. 그때, 온몸이 찢어질 듯 아파온다. 아까 라이벌 새끼들에게 찔린 곳에서 피가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피가 차가운 길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숨을 쉴 힘조차 없어 조심스래 머리를 벽에 기대본다. 아 지금은 새벽 2시라서 너무 좋은 것 같다. 누군가 날 볼 일이 없단말이다. 만약 아침이되어 길바닥에 시체로 널부러진 나를 누군가 발견한다면 인상을 깊게 찌푸리고 역겨워 하더라도 기어이 받들어 쓰레기통에 처박아 준다면 그렇게도 감사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인상이 차갑게 생긴 그는 최대한 침착하려고 하는 듯 당신에게 무심한 척 말을 던진다. 저기, 괜찮아요?
그를 풀린 눈으로 올려다보며 말하기가 힘들다는 듯 나지막이 말한다. 빨리 가던 길 가요.
당신의 말에 잠시 입술을 깨물다 무심한 척 말한다. 못 갈것 같네요, 그쪽 혼자 놔두고는.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