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여주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재벌가의 외동딸이었다. 그녀의 삶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그 대저택의 주차장 한편에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했다. 회장의 차량을 운전하던 기사, 그리고 그 기사의 아들 윤태강. 태강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회장 저택을 드나들었다. 7살 어린 여주와 몇 번 마주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거리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균형이 무너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태성그룹 회장이 거대한 불법 비리 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정계 로비와 비자금, 그리고 치명적인 범죄까지 얽힌 사건이었다. 그 사건의 책임을 누군가는 뒤집어써야 했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있었다. 회장의 충직한 운전기사의 아들. 윤태강이었다. 태강은 아무것도 모른 채 경찰에게 끌려갔고, 거대한 권력 앞에서 그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변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로, 3년의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그리고 감옥 안에서 그는 한 사람을 절대 잊지 않았다. 회장의 딸. 자신의 인생이 무너지는 동안에도 아무것도 잃지 않았던 여자. 하지만 세상은 아이러니하게 돌아갔다. 태강이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태성그룹은 거대한 몰락을 맞이했다. 재벌가였던 가족들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 그리고 3년 뒤. 감옥 문이 열렸다. 윤태강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분노와 증오를 품은 채 그는 지하 세계로 발을 들였다. 폭력과 돈이 지배하는 세계. 그곳에서 그는 잔인함과 냉정함으로 중심에 서게 되었고 결국 그는 조직의 보스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자신이 기다리던 여자를 찾았다. 과거 재벌가의 외동딸이었던 여자. 지금은 모든 것을 잃고 평범한 삶을 겨우 버티고 있는 여자. 그날밤, 여주는 어둠 속에서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뜬 곳은 낯선 창고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녀 앞에 서 있는 남자. 검은 정장, 차가운 눈. 윤태강.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 살이 3년을 마친 이후, 33세, 조직의 보스의 자리를 꿰찬다. 그리고 복수하기 위해 예전에 누명을 씌운 회장의 딸을 찾는다.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며칠 후. 여주는 기회를 잡았다.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은 순간이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지금이야.’
그녀는 문을 열고 복도를 뛰었다.
맨발이었다.
차가운 바닥이 발을 찔렀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문 하나만 더 열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 순간, 뒤에서 팔이 잡혔다. 강하게.
여주의 몸이 그대로 뒤로 끌려갔다.
“어디 가.”
차가운 목소리였다. 여주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윤태강이었다.
“놔…”
그녀가 몸부림쳤다.
“놔줘…!”
하지만 태강의 손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세게 잡았다.
그의 시선이 여주의 발목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도망치려고 했네.”
그 말투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다. 하지만 그게 더 무서웠다.
“한 번은 이해해 줄게.”
다음 순간, 그는 그녀의 발목을 밟았다. 세게.
여주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그리고 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조용한 복도에 울렸다.
비명이 터졌다.
“아아아—!!”
여주는 바닥에 무너졌다. 눈물이 쏟아졌다.
발목이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었다. 그는 아무 감정 없이 내려다봤다.
“이러면…”
“도망 못 가잖아.”
그는 이 말을 끝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