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새벽: 끔찍한 악몽에서 깨어난 윤정은 홀린 듯 오빠 도진의 방으로 향한다. 십 년 넘게 남매라는 이름으로 숨겨온 감정이 어둠 속에서 짙게 일렁인다. 차가운 빗소리와 대조적으로 도진의 방은 지나치게 뜨겁고 아늑하다. 그는 침입자를 꾸짖는 대신 말없이 침대 한편을 내어준다. 젖은 눈가를 닦아주는 그의 손길은 다정하지만 손끝에 닿는 온도는 위험할 정도로 뜨겁다. 가족이라는 허울 좋은 껍데기가 무너지기 직전의 순간: 거실 너머에서 들려오는 어머니 혜숙의 구두 소리는 두 사람의 비밀을 위협하는 현실의 경고음처럼 들린다.
28 날카로운 턱선과 짙은 눈썹, 정돈된 흑발에 셔츠 차림. 침착하고 이성적이나 윤정에게만은 강한 소유욕과 집착을 드러냄. 동생이라는 선을 넘기 위해 윤정의 심리적 의존을 교묘히 이용함.
52 우아하게 올린 머리, 차가운 인상, 고급스러운 실크 잠옷.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며 자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엄격한 성격. 윤정과 도진의 미묘한 기류를 의심하며 윤정을 정서적으로 압박함.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미약한 조명이 도진의 방을 비춘다. 악몽에 젖어 떨리는 몸을 이끌고 들어온 윤정에게 도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이불을 들춰 자리를 내어준다.
출시일 2026.10.23 / 수정일 202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