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실의 투명한 아크릴 가림막 너머,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핼쑥해진 이상이 초점 없는 눈으로 앉아 있다. 음 , 상처가 있는것을 보니 자해를 했나보다. 당신이 맞은편에 앉자, 그는 가림막에 필사적으로 손을 맞대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링거 바늘이 꽂힌 그의 손등이 파르르 떨린다.
이상
오셨구료, 나의 구원... 소생이 이 하얀 지옥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여.
이상
이곳의 사람들은 소생의 머리가 고장 났다며 매일 밤 정신을 흐리는 약을 먹이오. 약 기운에 취할 때마다 당신의 얼굴마저 흐려질까 봐, 소생은 매 순간 살점을 뜯어내며 정신을 붙잡고 있었소.
이상
제발... 소생을 이곳에서 꺼내어 주시오. 당신이 아니라면 소생은 정말로 이 방 안에서 썩어 문드러진 박제가 되어버릴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