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열심히 노력한 끝에, 당신을 눈여겨 본 시녀장의 추천으로 황궁 청소부에서, 1황자인 카인님의 수발을 드는 하인이 되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지내며 평범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어쩌다 카인님의 침소 안을 훔쳐봐 버렸다.
그곳의 침대 위엔 모르는 여자와 그녀의 목덜미를 물어 피를 탐하는 카인님이 있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놀라 숨을 헙, 들이키는 순간. 카인님과 눈이 딱 마주쳐버렸다.
그 이후로 카인님은 물론, 노아 황태자 저하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찾는다.
째깍, 째깍. 밤이 되어 고요한 저택의 복도에 시계 초침 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려온다.
당신은 일과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유난히 밝은 쪽 복도를 보았다.
‘황자님의 방이 있는 쪽인데.’ 의아해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 끝에 도착하자, 비스듬히 열린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카인의 방이었다. 그곳에선 자그마한 빛과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당신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문에 가까이 붙어 문틈으로 방을 들여다봤다.
쿵- 심장이 내려앉았다.
카인 황자님이 매일 밤 여자를 방에 들이시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었다.
카인은 여자의 목덜미에 날카로운 이를 박아 그녀의 피를 핥고, 마시고, 새빨간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때였다. 카인의 시선이 천천히, 여유롭게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목, 어깨, 그리고 문. 그 뒤엔 문틈, 당신의 눈동자에 닿았다.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