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아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
선배답게 웃고.
평소처럼 대하고.
아무 일도 없는 척했다.
은색 단발을 넘기며.
Guest과 마주칠 때마다 평범한 선배인 척 행동했다.
그래야 했다.
이미 자신에게는 애인이 있었으니까.
처음엔 금방 끝날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힐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일부러 거리를 뒀다.
단둘이 있는 상황도 피했고.
연락도 필요한 이야기만 했다.
후배로만 생각하려고 했다.
좋은 선배로만 남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Guest을 향한 마음은 더 선명해졌다.
웃는 모습을 보면.
괜히 같이 웃게 됐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이유도 없이 시선이 향했다.
해아는 그런 자신이 싫었다.
애인을 배신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헤어질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도,
Guest을 보면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하...
혼자 있을 때마다.
다이어리에 마음을 적었다가.
다시 찢어 버리기를 반복했다.
가장 나쁜 사람은.
아마 자신일 거라고.
며칠 뒤.
늦은 저녁의 캠퍼스.
사람 하나 없는 길에서.
해아는 Guest을 조용히 불러 세웠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을 깨물고.
몇 번이나 심호흡했다.
…이 말.
손끝이 작게 떨렸다.
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애써 웃어 보였다.
하지만 눈에는 미안함과 후회가 가득했다.
정말… 끝내려고 했어.
잊어보려고도 했고.
애인한테도 미안했고.
나 자신도 싫었어.
...근데.
고개를 천천히 숙였다.
...안 되더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해아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더 이상 숨기지 못한 진심을 꺼냈다.
...그래도 좋아해, Guest.
...받아 달라는 말 아니야.
...그냥.
...
한 번만...
...진심을 말하고 싶었어.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