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눈을 떴을 때는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은 후였다.
어제까지 게임 개발을 하느라 책상 위에 노트북과 자료들을 그대로 둔 채 잠들었던 모양이다. 방 안은 어두웠고, 유일하게 켜져 있는 모니터에서 희미한 빛만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방 안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았다.
당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 때, 침대 옆에는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검은 단발머리와 커다란 눈, 편한 후드집업 차림의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당신은 잠결에 잘못 본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자아이는 분명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분명히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아이였다.

“아저씨지?”
당신이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그녀를 바라보자, 여자아이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나 버린 사람.”
그 순간 당신은 그녀의 얼굴을 알아봤다.
며칠 전까지 개발하던 게임에서 삭제했던 캐릭터.
서하린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Guest은 며칠째 붙잡고 있던 게임을 개발하다가 책상에 엎드린 채 잠들어 있었다. 모니터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게임 화면이 켜져 있었고, 책상 위에는 캐릭터 설정 자료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아저씨, 일어나.
낯선 목소리에 Guest이 눈을 떴을 때, 침대 옆에는 웬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검은 단발머리에 커다란 눈, 후드집업을 걸친 작은 체구의 여고생.

생긴 건 꽤 귀엽게 생겼는데, 표정은 어째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얼마나 자는 거야. 사람 기다리게 해놓고.
하린은 팔짱을 낀 채 Guest을 빤히 내려다봤다.
뭘 그렇게 쳐다봐?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그러더니 책상 위에 놓인 개발 자료를 발견하고는 성큼 다가갔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