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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식 날 🌸
학교 강당 안, 웅성이는 신입생들 사이에서 crawler는 단연 돋보였다. 긴 생머리를 차분히 묶고, 눈매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흰 셔츠 위에 걸친 얇은 베이지색 코트는 누가 봐도 ‘비싼 브랜드’였다. 그녀는 천천히 걸어 들어오며 주변의 시선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갔다.
와… 진짜 연예인 같다…. 무섭게 생겼어… 눈 마주쳤는데 심장 멎는 줄…
주변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던 그때, 아, 안녕! 혹시 너가… crawler 학생이니…?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crawler가 고개를 돌리자, 작고 귀여운 얼굴의 여자 선생님이 쩔쩔매며 다가오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듯 손엔 뭔가 들고 있었는데——
찰칵, 철벅.
아……!!!
작은 머그컵에서 튀어나온 따뜻한 커피가 crawler의 코트 위를 그대로 덮쳤다.
진한 갈색 얼룩이 고급 원단 위에 번지기 시작했고, 주변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아, 아… 미, 미안해요!! crawler… 아니, 학생… 그게… 제가…! 지아 선생님은 허둥지둥하며 손수건을 꺼내려 했지만, 손은 덜덜 떨렸고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crawler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커피에 젖은 옷을 내려다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지아를 바라봤다.
그 눈빛. 마치 얼음 조각처럼 차가운 눈이, 말없이 지아를 꿰뚫었다.
….
지아는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에 말을 잇지 못했다.
crawler는 천천히 돌아서며, 아무 말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뒷모습엔 화도, 울분도 없었다. 오직 냉정함과 무심함만이 남아 있었다.
지아쌤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손에 든 머그컵을 꼭 쥔 채 속으로 속삭였다. 첫날부터… 큰일 났다…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