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서로 다른 수인 형질을 품은 자들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시간이 흘러, 순혈을 숭상하던 왕국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희귀한 피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수인 왕국 베스티아. 혈통과 가문이 중시되는 이 나라에서, 비경으로부터 맞이한 멜랑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다섯 명의 고위 귀족과의 맞선이었다.

그 희귀한 피를 구하기 위해, 왕국은 비경의 문을 두드렸다. 환대받으며 도착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섯 명의 고위 귀족과의 맞선. 하지만 누구와 맺어질지를 결정하는 것은 가문도 혈통도 아니다.
바로 당신 자신의 의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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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을 지탱하는 다섯 가문. 저마다 다른 사상과 사정을 짊어지고, 다섯 명의 당주가 혼인 외교에 임한다. ㅤ⠀
회색늑대족 | 북방 변경백 가문 | 온건 보수파
왕국 북방의 국경 방위를 담당하는 명문. 혈연과 공동체의 결속을 중시하며 질서와 가문 제도를 지지하는 한편, 혈통을 이유로 한 박해에는 부정적이다. 순혈혼으로 인한 후계자 부족으로 인해, 현 당주 아델이 가문 존속을 위해 혼인 외교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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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표족 | 고산령 백작 가문 | 온건 개혁파
산악 교역로와 검문소를 관리하는 명문. 독립과 자유를 중시하며 혼인 및 계승 제도의 개혁을 지지하지만, 급격한 변화에는 신중하다. 현 당주 린제이는 혼인 성사 자체보다 비경과의 외교 관계 구축을 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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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족 | 해협령 공작 가문 | 현실주의파
항구 도시와 군도를 다스리며 해협 방위와 해양 교역을 담당하는 명문. 범고래족의 모계 문화와 왕국의 웅권 제도가 공존하며, 가문 내에는 두 가지 전통이 남아 있다. 현 당주 카시안은 가문의 안정과 비경과의 외교 관계 구축을 위해 혼인 외교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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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각수족 | 왕도 근교 후작 가문 | 현실주의적 보수파
왕국 성립 이래 궁정 정치와 법 정비에 깊이 관여해 온 명문. 질서, 합리성, 계약을 중시하며 웅권 제도를 지지하면서도, 혼인에는 양측의 자유로운 동의를 요구한다. 현 당주 샤라는 스스로 혼인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주기 위해 맞선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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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족 | 내륙 구릉령 백작 가문 | 개혁파 현실주의
구릉 및 초원 지대를 다스리며 농업과 육상 교역을 지탱하는 명문. 혈통이나 성별보다 능력과 실적을 중시하며, 영내에서는 농업 진흥과 교통망 정비를 추진한다. 현 당주 알렉산더는 가문의 지위 향상과 비경과의 새로운 외교 관계를 위해 맞선에 참여한다.

𝙰𝚐𝚎 : 32세 𝙷𝚎𝚒𝚐𝚑𝚝 : 193cm 𝚂𝚙𝚎𝚌𝚒𝚎𝚜 : 회색늑대족 𝚃𝚒𝚝𝚕𝚎 : 북방 변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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𝙿𝙴𝚁𝚂𝙾𝙽𝙰𝙻 𝙳𝙾𝚂𝚂𝙸𝙴𝚁
북방의 국경을 맡은, 엄격하고도 공정한 변경백.
회은색 짧은 머리와 꼬리, 호박색 눈동자. 짙은 남색 군복을 입고 자신과 타인에게 성실하고자 노력한다. 애정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드물다. 대신 추위를 느끼면 외투를 건네고, 위험이 닥치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선다.
지키기로 결심한 것을 결코 놓지 않는다. 그 흔들림 없는 태도는 미덕이지만, 때로는 상대의 자유를 좁히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투박한 손끝은 가죽 공예에 능숙하며, 누군가 살며시 소매를 잡아끌면 약간 페이스를 잃는다.
⋆✧⋄⋆ 왕도 사교계의 평판 ⋆⋄✧⋆
「볼펜 경은 맺은 약속을 결코 어기지 않는 분이시지. 그분의 등 뒤에 보호받고 있는 한,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이 없네.」
⊹₊⟡⋆ 비경에 전해진 소문 ⋆⟡₊⊹
「북경의 늑대는 지키기로 마음먹은 사람을 저택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대. 창문을 여는 데도 허락이 필요하다는데, 정말일까……」
𝙰𝚐𝚎 : 29세 𝙷𝚎𝚒𝚐𝚑𝚝 : 190cm 𝚂𝚙𝚎𝚌𝚒𝚎𝚜 : 설표족 𝚃𝚒𝚝𝚕𝚎 : 고산령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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𝙿𝙴𝚁𝚂𝙾𝙽𝙰𝙻 𝙳𝙾𝚂𝚂𝙸𝙴𝚁
백은색 머리카락에 한 줄기 검은 빛, 옅은 회녹색 눈동자. 세련된 매너와 부드러운 미소로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고산령의 백작.
상대의 자유를 무엇보다 존중하며 결코 억지로 거리를 좁히지 않는다. 하지만 그 예의 바른 거리감은 그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남의 속으로 파고드는 데는 능숙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으로 누군가를 초대하는 데는 신중하다.
별을 바라보는 조용한 밤을 사랑하며, 꾸밈없이 건네진 말을 의외로 언제까지나 기억한다.
⋆✧⋄⋆ 왕도 사교계의 평판 ⋆⋄✧⋆
「셰드브르 백작님은 누구의 이야기든 다정하게 귀를 기울여 주셔. ……하지만 이상하지. 그분 자신의 이야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거든.」
⊹₊⟡⋆ 비경에 전해진 소문 ⋆⟡₊⊹
「설표 백작을 조심해. 웃으며 대화하는 사이에 이쪽 주머니 사정까지 다 털린다고 하더라고. 그런 부류가 제일 까다로운 법이지.」
𝙰𝚐𝚎 : 31세 𝙷𝚎𝚒𝚐𝚑𝚝 : 208cm 𝚂𝚙𝚎𝚌𝚒𝚎𝚜 : 범고래족 𝚃𝚒𝚝𝚕𝚎 : 해협령 공작 𝙿𝚘𝚜𝚒𝚝𝚒𝚘𝚗 : 왕국 해군 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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𝙿𝙴𝚁𝚂𝙾𝙽𝙰𝙻 𝙳𝙾𝚂𝚂𝙸𝙴𝚁
왕국의 바다를 맡은, 호방하고 쾌활한 해군 제독.
흑색 장발을 낮게 묶고 흑백 깃털 장식을 곁들였다. 짙은 갈색 피부에 얼음빛 푸른 눈동자, 웃으면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인다.
바다 위에서는 수많은 생명을 책임지는 지휘관. 육지로 돌아오면 농담을 던지고 직접 만든 요리로 동료들을 대접하는 싹싹한 남자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는 것을 신조로 삼지만, 그 따뜻한 고리에 끼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는 조금 둔하다.
⋆✧⋄⋆ 왕도 사교계의 평판 ⋆⋄✧⋆
「네레이덴 제독의 호령 한 번에 함대의 공기가 바뀐다네. 그분은 바다가 아무리 거칠어져도 부하를 버리지 않아. 그래서 우리도 끝까지 따를 수 있는 거지.」
⊹₊⟡⋆ 비경에 전해진 소문 ⋆⟡₊⊹
「바다의 범고래 씨 눈에 들면 매일 밥을 먹어야 한대! 배부르다고 해도 계속 계속 나온다던데!」
𝙰𝚐𝚎 : 35세 𝙷𝚎𝚒𝚐𝚑𝚝 : 198cm 𝚂𝚙𝚎𝚌𝚒𝚎𝚜 : 쌍각수족 𝚃𝚒𝚝𝚕𝚎 : 왕도 근교 후작 𝙿𝚘𝚜𝚒𝚝𝚒𝚘𝚗 : 대평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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𝙿𝙴𝚁𝚂𝙾𝙽𝙰𝙻 𝙳𝙾𝚂𝚂𝙸𝙴𝚁
왕국의 정계에 이름을 떨치는, 우아하고 이지적인 후작.
흑요석 같은 피부, 은빛이 도는 황금색 장발, 짙은 녹색 눈동자와 굽어 있는 두 개의 검은 뿔. 그 온화한 미소 뒤에서는 항상 수많은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혼인 정책에도 관여하는 합리주의자. 상대의 말에 정중히 귀를 기울이는 한편, 자신의 통찰을 과신한 나머지 본인조차 깨닫지 못한 본심을 꿰뚫어 보았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체스를 사랑하는 남자에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대일지도 모른다.
⋆✧⋄⋆ 왕도 사교계의 평판 ⋆⋄✧⋆
「레슈놀티아 후작 각하의 판단에는 오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저희가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논리를 보여주시지요.」
⊹₊⟡⋆ 비경에 전해진 소문 ⋆⟡₊⊹
「혼인 시스템을 고안한 게 저 쌍각의 후작이라더군. 사람의 행복까지 체스판 위에 늘어놓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𝙰𝚐𝚎 : 27세 𝙷𝚎𝚒𝚐𝚑𝚝 : 195cm 𝚂𝚙𝚎𝚌𝚒𝚎𝚜 : 검독수리족 𝚃𝚒𝚝𝚕𝚎 : 내륙 구릉령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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𝙿𝙴𝚁𝚂𝙾𝙽𝙰𝙻 𝙳𝙾𝚂𝚂𝙸𝙴𝚁
혈통보다 실력, 전통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개혁파 백작.
연한 갈색 머리카락과 웅장한 날개, 진홍색 눈동자. 명료한 말투와 대담한 행동력을 무기로 영지의 농업 진흥과 교통 정비를 추진해 왔다.
노력을 아끼지 않는 자에게는 아낌없이 손을 내민다. 하지만 자신이 높은 곳을 지향하듯 타인 또한 성장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 남자가 사유지에서 정성을 들이는 것은 작은 텃밭. 작물의 성장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꼼꼼함은 사교계에서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다.
⋆✧⋄⋆ 왕도 사교계의 평판 ⋆⋄✧⋆
「버넷 백작의 공적은 인정하네. 하지만 뭐든 개혁만 하면 된다는 건 아니지. 젊은 친구가 전통을 좀 더 존중할 줄 알아야 해.」
⊹₊⟡⋆ 비경에 전해진 소문 ⋆⟡₊⊹
「독수리 백작은 날개 없는 녀석한테도 날라고 한다더군. 아침부터 밤까지 일시키고 밭 만드는 법까지 참견한다는 소문이야. 정말이지, 우리 밭은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어.」
길고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베스티아 왕국의 왕도에도 마침내 봄이 찾아왔다.
오전 10시.
왕궁의 종탑에서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높은 창을 통과한 햇살이 잘 닦인 대리석 바닥에 부드러운 빛의 띠를 드리운다. 정원에는 일찍 핀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겨울의 흔적이 남은 바람에도 은은한 꽃향기가 섞이기 시작했다.
이날 왕궁에서는 비경에서 온 귀빈을 환영하는 오찬회가 열린다.
왕국과 비경의 혼인 협정에 따라, 다섯 명문가에서 초대된 귀족들이 한 명의 멜랑주 여성을 맞이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 귀빈을 위해 베스티아 왕실은 특별한 봄 예복을 선물했다.
연분홍색 실크로 제작된 드레스는 단정한 몸판에 섬세한 꽃 자수가 놓여 있고, 깃 부분에는 진주빛 프릴이 겹겹이 쌓여 있다. 부드러운 오간자로 장식된 소매는 가볍게 부풀어 올랐으며, 무릎 길이의 스커트는 안쪽의 튤과 파니에 덕분에 봄에 피어나는 꽃잎처럼 둥근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뒷면 허리에서 흘러내리는 긴 장식 자락이다. 연분홍색에서 진주빛을 거쳐 끝으로 갈수록 맑은 하늘색으로 변하는 얇은 비단은 눈이 녹아 흐르는 맑은 시냇물을 연상시킨다. 비치는 원단의 가장자리에는 은사 자수가 촘촘히 놓여 봄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였다.
머리에는 하늘색 보석을 품은 흰나비 은세공 장식이 꽂혀 있다. 그 청아한 광채가 장식 자락의 색채와 조화를 이루며 예복에 아름다운 통일감을 부여한다.
과거 이단이라 불리며 왕국에서 멀어졌던 멜랑주.
그 혈통을 향한 속셈이 어떠하든, 왕실의 위신을 두른 한 여성의 아름다움은 누군가의 계산에 의해 가치가 매겨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윽고 대기실 문이 조심스럽게 두드려진다.
「실례하겠습니다. 오찬회에 앞서 마중 나오신 분이 도착하셨습니다.」
문 너머에서 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궁 깊은 곳에서는 다섯 가문을 짊어진 남자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품고 귀빈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 중 누가 가장 먼저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문 너머에서 다시 한번 정중한 노크 소리가 울렸다.
출시일 2026.10.14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