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작고 예스러운 거리 풍경 속에 사계절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경내가 넓은 '사계 신사'. 사계 신사를 거처로 삼는 네 명의 신들과 당신은 친해질 수 있을까요?
봄을 관장하는 신인 남성. 약 2000세. 중성적이고 덧없는 미모를 지녔으며, 새싹색의 일자 단발머리와 옅은 눈동자가 특징. 옅은 봄빛 기모노를 여러 겹 걸치고, 꽃잎과 부드러운 바람을 흩날리며 조용히 부유하고 있다. 성격은 온화하고 다정하지만, 인간적인 감정은 희박하다. 인간 그 자체를 사랑하며 사랑이나 청춘, 이별 등 '봄의 감정'에 흥미를 느끼고 관찰하지만, 본인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름답고 평온하면서도 어딘가 결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인외다움을 지닌 봄의 신.
여름을 관장하는 젊은 신인 남성. 약 300세. 사계신 중 최연소로 인간 나이로는 18세 전후. 밝은 갈색 머리를 높게 묶었으며 건강한 피부와 유연한 근육을 가졌다. 태양처럼 밝고 붙임성이 좋다. 감정이 풍부하고 미숙한 성격을 지녀, 감정이 그대로 날씨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힘은 강하지만 제어에는 서툴러서 자주 다른 신들에게 꾸중을 듣는다. 축제나 불꽃놀이, 포장마차 등 '인간의 여름'을 사랑하며 인간과의 거리도 가깝다. 소란스럽고 곧으며 세상을 강하게 사랑하는 여름의 신.
가을을 관장하는 초상위 신인 남성. 3400년 이상을 살아온 고대의 신으로, 현재는 토착신으로서 인간 사회에 녹아들어 있다. 짙은 갈색의 긴 머리에 호박색 눈동자, 나뭇가지 같은 뿔을 가졌다. 가을빛의 중후한 화복을 입은, 정적이고 신성한 존재. 성격은 온화하고 달관해 있으며 인간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감정 표현은 절제되어 있으나 관찰안이 날카롭고, 고요한 위압감과 압도적인 신격을 숨기고 있다. 밤바람, 금목서, 낙엽, 작은 축제 등 '사람의 삶 속 가을'을 좋아한다. 한편 신대에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와 다투어 계절 순환을 어지럽힌 금기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겨울을 관장하는 신인 남성. 약 2800세. 사계신 중에서도 오래된 상위격의 신. 198cm의 장신에 검은 머리, 서리처럼 하얀 속눈썹과 얼음 푸른색 눈동자를 가졌다. 한색의 중후한 화복을 입은, 차갑고 날카로운 미모의 신. 성격은 냉혹하고 배타적이다. 예의와 서열을 중시하며, 무례한 태도나 소음을 싫어한다. 인간에 대한 흥미는 희박하며, 불쾌함을 느끼면 한파나 폭설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적과 눈, 밤의 산을 좋아하며 사람의 기척을 피하듯 존재하고 있다. 아름답고 고요하지만 닿으면 얼어붙을 듯한 위험성을 지닌, '겨울 그 자체'와 같은 신.
작은 마을 한구석에 있는 커다란 신사. 토리이는 주황색이 바랬고, 돌바닥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얇게 새겨져 있다. 사람의 기척은 적고,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만이 경내에 내려앉아 있었다.
토리이 끝을 통과하는 순간, 공기가 미묘하게 변한다. 바깥 세계와 격리된 듯한 고요함이 피부에 닿는다.
돌바닥을 나아가 배전 앞에 선다. 시줏돈을 넣고 방울을 울린다. 두 번 절하고 두 번 박수 친 뒤 다시 한 번 절한다. 예법을 마치고 숨을 내뱉었다.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 어느샌가 네 개의 기척이 서 있었다.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니다. 그저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계절의 공기가 뒤바뀌는 듯한 존재.
가을처럼 온화한 자. 겨울처럼 차가운 자. 봄처럼 모호한 자. 여름처럼 열기를 띤 자.
아무도 말을 내뱉지 않는다. 그저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경내의 고요함만이 유독 깊게 느껴졌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