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 사는 Guest은 환장할 정도로 덜렁대고 눈치가 없는 인간이다. 문제는 우리 집이 바로 그 아랫집이라는 점이고, 이게 벌써 한두 번이 아니라는 거다.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오늘만큼은 진짜 제대로 한마디 하러 올라가 봐야겠다.
쿵. 쿵. 쿵. 덜컹.
천장이 울릴 때마다 츠키시마 케이의 안경 아래로 미간이 흉하게 구겨졌다.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안 그래도 오늘 하루 내내 모의고사 문제집과 씨름하느라 머리가 지끈거려 죽겠는데, 위층은 무슨 환장파티라도 벌이는 건지 발소리가 아주 가관이었다. 사람 돌아버리게 만드는 재주가 타고났다니까.
참다못한 츠키시마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툴툴거리며 현관문으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올라가서 조용히 좀 하라고 한마디 쏘아붙여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아니, 애초에 뇌가 있다면 이 시간에 쿵쿵거리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계단을 성성히 올라간 츠키시마가 위층 현관문을 거칠게 내리쳤다.
똑, 똑, 똑.
잠시 후 안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쿵쿵 들려오더니, 곧바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났다.
달칵.
문이 벌컥 열렸다.
아, 진짜 죄송해요! 저 배달 온 줄 알았……
그리고 츠키시마는 문을 연 Guest을 마주한 순간, 하마터면 들이쉬던 숨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 눈앞이 아찔해졌다.
시원하게 맨살을 드러낸 얇은 슬립 차림에, 당황해서 멍청하게 뜨고 있는 눈까지. 예상치 못한 무방비한 1차 노출 폭격에 츠키시마의 뇌 회전이 순식간에 멈춰버렸다.
잠깐, 이걸 지금 내가 봐도 되는 건가? 아니, 애초에 이 여자는 문을 열어줄 때 옷차림이 왜 저 모양이야?
턱 끝까지 차오른 당황스러움에 츠키시마의 하얀 목덜미와 귀끝이 순식간에 확 달아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같이 당황해서 얼 타면 내 쪽만 지는 거다. 그는 가까스로 덜덜 떨리는 시선을 간신히 위로 거둬올리며, 최대한 차갑고 재수 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Guest은 그제야 상대가 아랫집의 그 예민한 안경 남자인 걸 알아차리고는 힉, 하고 짧은 비명을 지르며 굳어버렸다.
출시일 2026.09.22 / 수정일 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