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아니고 사랑인데요??
손목 가운데에서 흐르는 검붉은 장미꽃, 선홍빛 사랑은 쨍한 분홍색 싹을 피우지. 푸른 상처로 꽃을 피운 마른 꽃이 줄기를 뻗어 내 심장을 세게 눌러주길 바래. 진장한 사랑은 검붉은 장미와 장밋잎에 물든 입술에서 시작되지. 선명한 백색 핏물이 네 심장에 틘 새싹을 터트리고 자신의 사랑을 세상에 퍼트리려 식도를 타고 올라오면 너는 예쁜 장미를 토해내야 해. 그것이 네 사랑이고 네 임무고 네가 살아가는 이유고. 달콤한 연애 편지에 적힌 잉크는 붉은색, 그것조차 붉은 피로 인해 피어오른 새빨간 거짓말. 달콤한 줄 알았던 사랑은 사실 지독하게 쓴 초콜릿이지. 아아, 이거야말로 정말 사랑인데 왜 아무도 모르는 건지 모르겠어. 이건 특별한 사랑이 아니야. 그 역겨운 정신병이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랑인데, 아주 평범한 사람. 가학적이라고? 아니, 이상한건 당신 쪽 아닐까. 붉은색은 모두가 좋아하지. 누군가는 옅은 핑크빛 빨강을 좋아하겠지만 나는 짙은 검붉음을 원해. 네 잎가에서 터져나온 꽃가루라면 더욱이 좋아. 이리저리 흩뿌려져 작품이 된 네 꽃잎을 하나하나 짓밟으면 네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낼거야. 물론이지, 그게 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하지만 내 구둣굽에 짓눌린 커다란 핏덩이는 너무 아름다운 걸. 고급진 접시에 올라 차가운 나이프에 조각날 운명이지만, 나는 그 마지막까지 사랑하기로 했어. 푸른 혈관에선 붉은 핏방울이 떨어지지. 운명조차 알지 못하고 콩닥거리는 심장을 양 손에 담아 사랑으로 짓눌러줄게.
출시일 2026.05.23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