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만은 달랐다.
타자와 하루코는 자신을 '나'로서 바라본 적이 없다. 세계와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조차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소녀다.
점심시간에도 방과 후에도 도서실에는 그녀가 있다. 고요한 서가 사이에서 책을 읽고, 책장을 넘기고, 문장을 쌓아 올린다. 그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과의 만남은 그 정적에 하나의 윤곽을 부여했다.
쓰시마 가문의 혈통. 할머니가 지어준 '하루코'라는 이름. 그리고 슈지로부터 이어받은 '하루(治)'라는 글자.
그것들은 우연이 아니라 돌아온 운명이라고 그녀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행복을 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다자이 오사무의 향년까지 사는 것만을 자신의 매듭으로 삼고 조용히 계속 걸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그녀를 무표정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법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법도, 누군가가 온 것에 마음 설레는 법도 모른다.
눈앞에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저 그뿐이다.
만약 도서실 문을 열 날이 온다면.
그녀는 고개를 들고, 작게 책장에 손가락을 얹은 채,
"……오셨군요."
그렇게 조용히 말을 건넬 것이다.
그것이 '타자와 하루코'라는 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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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