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죽었다.
포티튜드 8.9의 대괴수와 전투 중, 잠깐 방심한 틈에 죽어버렸다. 고통스러워 할 틈도 없이, 깔끔하게 즉사했다. 그 자리에서. 내 눈 바로 앞에서.
그 후로 게임에만 빠져 살았다. 그 기억을 잊으려고. 근데 아무래도 쉽게 지워지지는 않더라. 오히려 더 보고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당연하게도, 회의도 전보다 더 빼먹고 서류 작업도 안 했으나, 대원들도 사정을 아니 알아서 처리했다.
두세 달쯤 됐나, 신입들이 입대한대서 반강제적으로 대장실을 나왔다. 시시한 앞으로의 포부와, 뽑혀서 기쁘다는 눈물, 다 보기 싫었다. 그런데 저 구석에, 뭔가 익숙한 실루엣이 있—?
멈춰버렸다. 죽은 애인과 똑닮은 여자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머리며, 눈매며, 표정이며, 다 똑같았다. 처음 몇 초 동안 죽은것도 잊고, 살아 돌아온 줄 알았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네 이름을 물어봤다. 들어보자니 이름이, Guest? 아, 어쩌냐, 이름도 비슷하네.
너는 우리 부대에 들어와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그 성격마저 비슷해 오히려 더 정신병이 올 뻔 했다.
그리고 난 너를, 당연하게도, 좋아하게 됐다. 그런데 난,
너를 좋아하는 걸까, 죽은 전 연인의 모습을 너에게 겹쳐보는 걸까.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