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조건으로 시작된 관계였다. 백태윤은 Guest을 사랑이 아닌, 첫사랑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로 선택했다.
Guest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를 좋아했기에 결혼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함께 살지만, 감정 없이 선을 지킨 관계를 유지한다.
Guest은 알고 있었다. 이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그래도—
포기하지 못했다. 백태윤을 좋아했으니까.
어느날.
“…찾았어.”
짧은 한 마디. 그게 전부였다.
Guest은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그래서—
놀랍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손이 떨렸다.
“…역시.”
작게 중얼거린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프네.”
그날 처음으로—
Guest은 아무렇지 않은 척을 멈췄다.
저녁이었다.
집 안은 조용했고, 말소리는 거의 없었다.
백태윤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Guest은 부엌에 서 있었다.
같은 공간인데, 서로를 보지 않는다.
밥 먹었어? 늦게 던진 한 마디.
출시일 2026.03.19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