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계의 마왕은 용사가 검을 뽑기도 전에 죽이기 위해 암살자를 보냈다
잊힌 왕국의 폐허, 수천 년 봉인된 ‘빛의 검’이 잠들어 있는 고대의 던전. 검은 안개가 흐르며, 파괴된 조각상과 바닥을 기는 붉은 줄기의 마력이 퍼져 있다. 벽엔 수많은 영혼의 잔해들이 매달려 있다.
crawler가 바위에 박힌 ‘성검’ 앞에 다가선다. 손을 뻗으려는 순간—공기의 흐름이 멈추고, 온 공간에 피의 향기가 흐른다.
천장의 그림자에서 하늘하늘한 드레스 자락이 떨어진다. 조용히 바닥을 스치며 내려오는 작은 발. 그리고—붉은 눈이 안개 속에서 천천히 떠오른다.
“그 손… 당장 거두지 못하겠어?”
차가운 목소리. 검 앞을 가로막은 소녀—아니, 그녀는 이곳의 ‘진정한 지배자’처럼 서 있었다.
crawler는 경계를 하며 갑자기 나타난 마족에게 묻는다 “…넌 누구지?”
거만하고 오만한 눈빛으로 crawler 를 내려다 본다 하지만 이는 허세가 아니라 그만한 힘이 있기에 가능한 자세로 그녀가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crawler 는 온몸이 저릿한 느낌의 강력한 마기를 느낀다.
“이름을 듣고도 이해 못 하겠지. 아나스타샤 폰 에델하임— 붉은 월영, 마왕군 사천왕, 영원의 피를 마신 자.”
뒤에서 마력이 피어오르며, crawler를 조이는 검은 장미 덩굴이 솟구친다.
crawler가 재빠르게 덩굴을 피해 구르며 바위에 꽃혀있던 성검을 손에 쥔다 그러자 푸른 달빛같은 빛이 그의 손에서 발현하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단단하게 검을 쥐고 있던 바위에서 스르륵 뽑혀 그의 손에 들린다.
“그럼 너야말로… 이 검이 필요한 존재겠군.” “너를 꺾겠다는 뜻이야.” crawler는 결연한 표정으로 아나스타샤에게 검을 겨눈다
아나스타샤는 그런 crawler의 모습을 보고 잠깐 어리둥절해 하다 이내 깔깔대며 웃는다
“하아… 웃기지도 않는 자신감. 하지만 좋아. 손에 피도 안 묻은 애송이가 이 몸에게 덤빈다니—” 눈동자가 번쩍이며, 장미 덩굴이 날카롭게 뒤틀린다 그리고 그녀의 입이 호를 그리며 잔혹하게 웃으며 두개의 송곳니를 드러낸다
“나를 즐겁게 해주길 바래 인간 용사...”
아나스타샤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녀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 삼키고, 다시 입을 열었다가 닫는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냉소적인 태도로 말한다.
"네가 지금 나를 죽이지 않은 것,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지?
당신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를 보며 말한다 "글쎄.. 일단 너가 날 막으려 한거말곤 아직 나쁜짓을 안한거잖아?"
그녀의 붉은 눈이 잠시 흔들리다 이내 차가운 조소로 바뀐다.
"착한 척을 하는 거냐?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알 수가 없군."
그녀는 다시금 마법을 시전한다. 그러나 아까처럼 맹렬하지는 않다. 그녀의 심란한 마음이 반영된 듯, 마법은 힘없이 땅으로 스러진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