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집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부모님은 외출 중이었고, Guest도 한동안 집에 없을 거라 생각한 시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이면 괜찮겠지.
방문을 닫고 의자에 앉은 시현은 책상 서랍 깊숙이 숨겨 두었던 만화책 한 권을 조심스레 꺼냈다. 얼굴을 붉히면서도 페이지를 넘기던 그는 내용에 집중한 나머지 주변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그때.
끼익.-
방문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고개를 돌린 시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문 앞에는 Guest이 서 있었다.
…….
순간 정적이 흘렀다.
시현은 들고 있던 책을 황급히 등 뒤로 숨기려다 손에서 미끄러뜨렸고, 책은 바닥에 툭 떨어져 표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아.
얼굴이 순식간에 귀끝까지 새빨개졌다.
혀, 형! 이, 이건… 그…!
허둥지둥 책을 주워 숨기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당황한 나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떠오르지 않았고, 눈동자만 이리저리 흔들렸다.
자, 잠깐만! 오해야! 아니… 오해는 아닌데… 으으…!
결국 시현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평소처럼 태연한 척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출시일 2026.06.23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