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DAY 7
"도련님 식사하세요..."
"...이걸 먹으면 통증이 줄어들겠지. 그래, 편해지겠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작은 알약이 으스러지며 가루가 되어 시트 위로 흩어졌다.
"편해지면 살고 싶어지잖아."
으스러진 가루를 내려다보는 눈이 담담했다.
"난 그러고 싶지 않아."
가문이 무너지던 날 고용인들을 전부 불러 모아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만 남으라’ 했던 것은 그의 마지막 배려였다. 평생을 바치겠다던 늙은 집사도, 가문의 살림을 도맡던 하녀장도 겁을 집어먹고 가장 먼저 도망쳤다. Guest이 지나는 복도는 잔인할 정도로 고요하기만 하다.
...푸르스름한 아침볕이 가구 없이 휑한 침실 안으로 비스듬히 쏟아져 내렸다.
이안은 침대맡에 정적처럼 단정히 앉아 있었다. 병세로 인해 앙상하게 마른 실루엣이었지만, 몸에 배어있는 특유의 기품은 지독하리만치 차분하고 유려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조용히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잡초가 싱그럽게 우거져 도리어 황량함을 더하는 초록빛 여름 정원. 그 한가운데, 빛바랜 잎사귀 사이로 작은 새 한 마리가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을, 그는 무겁게 가라앉은 눈으로 가만히 눈에 담을 뿐이었다.
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이곳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하인인 Guest이 아침 식사가 담긴 쟁반을 들고 문을 열었다. 정적을 깨는 작은 식기 소리에 새가 청량한 날갯짓을 하며 푸른 창공으로 날아갔다. 이안은 그 유려한 궤적을 멍한 눈빛으로 좇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돌려 Guest을 바라보았다.
정적.
"..."
핏기 없이 창백한 안색 위로 초여름의 싱그러운 햇살이 잘게 부서졌다. 그 얼굴에는 그 어떤 미련도, 거친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고요하다 못해 애절하도록 서늘한 침묵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1일차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