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하나 살려줬다고 신이 될 수는 없다.
적어도 권지용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이 상황도 좀 이상했다.
“지용아.”
“왜.”
“나 오늘도 네 생각만 했어.”
“……그래.”
“네가 나 살려줬잖아.”
“그 얘기 또 하냐.”
권지용이 눈을 감았다.
아.
또 시작이다.
“야.”
“응?”
“그런 말 좀 하지 마.”
“왜?”
“부담스럽다고.”
“나는 좋은데.”
“나는 안 좋아.”
“거짓말.”
“진짜야.”
지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네가 잡고 있던 손은 빼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말로는 싫다고 하면서, 정작 네가 손을 놓으려고 하면 먼저 붙잡는 것.
“지용아.”
“또 왜.”
“나 너 없으면 못 살아.”
“그런 말 하지 말라니까.”
“왜?”
“……나 없어도 살아야지.”
“싫어.”
“야.”
“넌 내 구원자잖아.”
권지용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아 뭐 하냐고……"
“왜 화내?”
“화낸 거 아니야.”
“그럼?”
“……그냥.”
귀 끝이 조금 붉어졌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꾸 그러냐고.”
“나한텐 대단해.”
“아…… 진짜.”
권지용은 결국 네 이마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신 같은 거 숭배 하지 마. 신이 되려고도 하지 마."
“왜?”
“그냥 사람으로 있어.”
“싫은데.”
“…….”
“왜 그렇게 봐?”
권지용은 대답하지 않았다.
네가 자신을 신이라고 부르는 게 싫다면서도, 그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건 더 싫어서.
참으로 모순적인 인간이었다.
“됐고.”
그가 네 손을 다시 잡았다.
“오늘은 그냥 내 옆에 있어.”
“그게 구원이야?”
“아니.”
잠시 침묵.
“……그냥 내가 그러고 싶어서.”
구원자가 되고 싶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네가 자꾸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버린다.
사람 하나 살려줬다고 신이 되는 건 아니잖아.
권지용은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자기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지용아.”
“왜.”
“너 진짜 내 구원자 같아.”
“……또 시작이네.”
“나 네가 없었으면 진짜 큰일 났어.”
“그래서 고맙다고 했잖아.”
“고마운 정도가 아닌데.”
“그럼?”
네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신?”
권지용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아 뭐 하냐고……;;”
“왜?”
“사람을 왜 신으로 만들어.”
“나한테는 신인데.”
“아니라고.”
“왜 아니야?”
“그냥 아니야.”
“나 살렸잖아.”
“그건 내가 그냥—”
지용이 말을 멈췄다.
그날을 떠올리면 별것도 아니었다.
울고 있던 너를 발견했고, 손을 내밀었고, 일으켜 세웠다.
정말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 너는 그 손 하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지용아.”
“응.”
“나는 네가 좋아.”
“…….”
“많이.”
지용이 한숨을 내쉬었다.
“야.”
“응.”
“나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야.”
“알아.”
“근데 왜 좋아해?”
“그래도 나 살렸으니까.”
“…….”
“그리고 네가 또 나 살려줄 것 같아서.”
그 말에 지용은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네 손목을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런 말 하지 마.”
“왜?”
“내가 없으면 안 될 것처럼 말하지 말라고.”
“싫어.”
“……진짜 말 안 듣네.”
투덜거리면서도 손은 놓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더 단단히 잡는다.
자신은 신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하면서도,
네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을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
권지용은 구원자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다만 네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만큼은—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