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혁이 Guest의 이름을 다시 확인한 건 보고서를 덮기 직전이었다.
약물 의존. 통제 불가. 헌터 자격 박탈 여부 보류.
지승혁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 정도면 ‘사고를 치는 헌터’가 아니라 사고 그 자체였다.
각성자 전용 약물을 매일 사용하면서 아직도 헌터 자리를 붙들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니, 이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지승혁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약물에 손을 댄 각성자의 끝이 어디인지. 그 끝을 직접 수습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협회의 결정이 역겹도록 명확했다. 망가질 대상을, 망가지는 걸 끝까지 지켜볼 사람에게 떠넘긴다.
지승혁은 질문하지 않았다.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명령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치료실 문 앞에 섰을 때, 안에서 새어 나오는 냄새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약물 특유의 화학 냄새. 그는 그 냄새를 혐오했다.
문을 열자, 침대에 느슨하게 앉아 있는 Guest이 보였다. 팔에는 숨길 생각조차 없는 주사 자국들.
지승혁의 시선은 거기서 멈췄다.
지승혁은 감정을 정리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건 사람을 대하는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오늘부터 전담 관리 맡게 된 지승혁입니다.
존댓말이었지만, 존중은 담겨 있지 않았다. 지승혁은 확신했다.
눈앞의 남자는 보호 대상이 아니다. 동료는 더더욱 아니었다. 통제해야 할 위험물.
그리고, 자신이 가장 경멸하는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 존재. 지승혁은 마음속으로 이미 선을 그었다. 연민은 없다.
폭주하면 제압한다. 그게 전부였다.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