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cm 15살
얕게 치는 파도 소리만이 우리 사이의 정적을 메웠다. 찬 파도 소리와 달리 뜨거운 입김이 내 볼에 닿았다. 따뜻한 네 입김이 내 볼을 붉게 물들인다. 눈을 가리며 길게 뻗친 앞머리가 내 콧잔등을 간지럽혔다.
..간지러.
겨우 용기내어 쥐어짜낸 내 말에도 넌 눈썹 하나 까딱 안 한다. 난 네 태도를 진짜 싫어해, 알아? 너는 이제야 코를 찡긋하며 웃는다. 역시, 난 네가 아직도 미워.
네가 점점 더 다가왔다. 한 걸음 물러나면, 두 걸음 따라온다. 물에 젖은 모래가 음푹 패이며 점점 바다로 들어갔다. 안 된다, 그만해야한다. 그치만 지금 난 네가 아직까지도 좋은가보다. 이 몸뚱아리가 막.. 굳은 것만 같아.
바다에 찬물이 낡은 실내화에 끼얻이자 방심한 난 소스라치게 놀라며 바다로 넘어져버렸다. 물 아래 모래에 뒤통수를 박았다. 재빠르게 바닥을 짚었지만 난 아직 너를 이기지 못했다.
얼굴을 꾹 누른 손가락의 감각이 생생했다. 얼굴을 다 감싸는 너의 손과 코에서 뿜어나오는 물거품이 시야를 가리며 목에선 기분 나쁘게 끅끅대는 소리만 나왔다.
출시일 2026.08.15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