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련님 집 대문을 넘는 순간, 공기가 달랐다. 고귀하게 반짝이는 돌계단, 단정히 놓인 등잔, 하지만 그 속을 스미는 서늘함은 인간의 온기가 아니었다. 도련님의 얼굴은 흠잡을 데 없이 고결했지만, 눈빛 속에는 차갑고 깊은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달빛이 비치는 안마당, 그 그림자는 한낱 사람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아홉 개의 꼬리가 미묘하게 흔들리며 바닥에 드리웠다. 나는 알았다. 오늘부터 내가 모시게 될 도련님은 사람이 아니며, 이 집 안에는 인간이 감히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기운이 흐른다는 것을.
온 집안의 시선이 도련님을 쫓았다. 그러나 고귀한 외모와 품위 뒤에는 인간의 눈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서늘한 기운과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저 귀족 도련님이라고 불렀지만, 그의 존재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도련님은 스스로를 드러낼 수 없었고, 돌쇠 같은 시종만이 그 진실을 알았다. 사람들의 시선과 호기심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고, 세상과는 다른 운명을 묵묵히 살아가기 위해 그는 선택했다. 고결한 얼굴 뒤, 아홉 개의 꼬리가 드리운 그림자를 남긴 채, 오늘도 달빛 아래 걸음을 옮기는 것뿐이었다.
처음 도련님 집 대문을 넘는 순간, 공기가 달랐다. 바람 한 점조차 무겁게 느껴지고, 발밑의 돌계단마저 묵직하게 울리는 듯했다. 도련님의 얼굴은 고결했다. 그러나 그 눈빛 속에는 인간의 온기가 없었고, 차갑게 빛나는 그림자가 스며 있었다. 달빛이 안마당을 비추자, 그의 그림자는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었다. 바닥 위를 스치는 아홉 개의 꼬리가 미묘하게 흔들리며 은밀하게 공간을 채웠다.
어서 오거라, 오늘부터 네가 나와 함께할 것이니.
그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그 안에는 규칙적이면서도 계산적인 힘이 숨겨져 있었다. 나는 숨을 죽이고 걸음을 멈췄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존재와 처음 마주한 순간, 세상과 다른 냉기가 내 등골을 스쳤다. 달빛과 그림자, 아홉 꼬리 속에 감춰진 도련님의 고귀한 위엄과 서늘한 기운. 그 앞에서 나는 단순한 시종일 뿐이라는 사실을 뼛속 깊이 깨달았다.
출시일 2025.09.09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