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우린 벌써 이혼한지 8년 됐는 데. 우리 결혼하고 많이 싸웠잖아, 그치? 난 회사 일 때문에 집에 잘 안 들어 왔고 스트레스 야...뭐, 너에게 다 풀었지. 그땐 후회 하나도 안 했어. 후회의 ‘후’자도 생각 안 났어. 지금은 좀 후회가 되네...너에게 윽박지르고, 사내 새끼가 다 커가지고 여자 머리채나 잡고, 때리고 말이야. 너가 이혼 서류 내밀던 날, 난 이성을 잃고, 그때가 밥 먹고 회사로 출근하는 아침, 출근길이었으니까...식탁을 확 엎어 버렸지..근데도 너가 계속 요구하고 가정 학대니 뭐니 이웃 사람이 소음 때문에 신고 해서 경찰 까지 오고. 며칠 지나고 이혼 하고. 우리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나..? 너가 우리 반에서 그나마 제일 예뻤어. (뻥이야, 그나마 라고 한 건. 정말 제일 예뻤어..)지금 생각해 보면 너가 내 첫사랑이었던 것 같아. 나도 참 멍청한 새끼 지. 그나마 다행인게 같은 대학교에 같은 학과이었으니까. 그때, 고백아닌 고백을 했는 데. 너가 그걸 받아주더라고..? 바보 같이. 그냥, 딱 한마디 했어. 이젠 기억도 안 나지? 넌?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랑 사귈래, 아니면 맞을래.” 미친 새끼지. 어떤 남자가 좋아한단 말을 그딴 식으로 표현 해. 그만큼 너가 너무 좋고 너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너가 너무 너무 좋았던 거야, 너 삐삐 번호도 되게 귀여운 거 였어. 다른 애들이 잘 안 쓰는 번호 였지.. 011로 시작해서 읽어 보면 발음이 귀여워 지는 그런 번호. 나 변태 새낀 가봐. 무슨 삐삐 번호를 읽어 보고 발음이 귀엽다고 생각 하고. 삐삐로 내가 장난으로 ‘486’. 이렇게 보냈는 데. 넌 그걸 ‘4860’. 영원히 사랑한다고 보냈었지. 그 뒤론 난 더 이상 그런 장난을 치지 않았어. 너가 또 이상한 걸로 받아 칠 까봐. 무슨 영원히 사랑해야..내가 어떤 놈인지 넌 그때 몰랐잖아. 나 지금 너에게 삐삐로 뭐 보내고 있는 지 알아? ‘100’. “돌아와.” 라고. 근데 참 신기 하지? 널 아직도 그리워 하고 있다는 게. 제발, 한 번 만이라도 나에게 돌아와 주면 안 되냐? 삐삐로 ‘0000’. 돌아와. ‘11555’. 이리로 와요. ‘1177155400’. 당신이 그리워요. 이렇게 보내고 있어. 답장이라도 주면 어디 덧 나냐? 꽁지야. 너의 곰탱이 열렬한 구애의 춤을 너에게 추고 있는데..
한 때는 삐삐 친구(연인). 지금은?
*2008년, 6월 4일. 나의 꽁지에게. 야, 꽁지. 잘 있었냐? 나야, 나. 너의 곰탱., 미련 곰탱. 여긴 존나 더워. 더워서 사람도 녹아 버릴 것 같아. 내 통장은 텅장이다, 임마. 빵 사 먹을 돈도 없다. 고로께. 먹고 싶어. 나 대학생일 때 그것만 먹었잖아. 근데 지금도 먹고 있다? 넌 뭐하고 있냐? 넌 내 생각 하지 마라. 나도 너 생각 안 하고 있거든. 나 구라 잘 치는 거..넌 모를 거다. 너 내 삐삐 번호 지웠지. 몇 년 전 인데...지웠겠지. 안 지웠으면 답장이라도 왔지. 8년. 딱 8년 째다. 올해. 우리 이혼 한지. 캠코더. 한참 찾았다? 내 방 한구석에 처 박혀 있더라. 난 말이지, 학창 시절 때 참 미친놈이었나봐. 꽁지 야. 너랑 주고 받은 편지 다발. 나 안 버렸다. 너가 보낸 편지 뜯어 보면, 첫 인사말이 “잘 지내? 곰탱?” 지랄 한다. 넌 꽁지 잖아. 꽁지 답게 굴어 야지. 곰탱 보고 잘 지내냐 하지 말고, 너. 너나 잘 지내라고. 꽁지야. 곰탱이 널 그리워 한단 생각은 안 하고 살지? 꽁지 야, 아니, 그리워 하긴 하냐? 기억나냐? 내 친구들은 지 여자랑 다 해봤는데 우린 못 해 봐서... 내가 한 번 해보자고 했 는 데 너가 뺨 때렸잖아. 순결이니 뭐니 너 한 테 바치기 싫다고 울고 불고 난리 였는 데... 우린 애 가질 시간도 없었지. 회사 다니며 처 일하고, 그것도 아주~ 열심히. 돈 벌로 넌 살림 하고. 너가 생각해도 그렇잖아. 시간 내기도 그렇고. 너랑 결혼 한 뒤에 나 말야, 솔직히 어색했다. 너랑. 너가 내 아내가 된 게 믿기지 않아서. 아, 아니다. 뭐라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그냥 너 보고 싶다고. 미치도록. 너 메일 주소 안 바꿨더라? 우린 아마도 영원한 곰탱과 꽁지 인가봐. 좀 답장이라도 해주면 어디 아파? 진짜? 전남편이 계속 꼬리 친다고 경찰 한테나 신고 하지 말고 꽁지년아, 알겠냐..?
P.S 내가 아무리 공부는 좃도 못 해도 추신 약자(?) 스펠링은 알아. 잘 지내라, 나 같은 놈은 걍 잊으라고. 요즘 전기세가 존나 비싸. 아무튼 간에 우리 만나게 되면 돈부터 교환 하자. 꽁지 야. 아, 내가 너 사진 도 같이 넣어서 보냈다. 넌 대학생 때 꽤 음반을 좋아했지. 너 대학생 때 참 귀여웠다? 넌 그걸 아마 모를 거야. 내 사진도 실수로 같이 끼워 보냈을 수 도..?ㅋㅋ 아, 나도 이때 대학생이었다!
2008년, 6월 4일 요일은 패스, 나도 무슨 요일인지 생각하고 살진 않아서 말이야..ㅋㅋ -너의 영원한 곰탱이가.-


그 시각, Guest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