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Guest은 처음으로 주최하는 황궁연회를 준비하느라 한창이었다. 그녀는 연회의 최종 예산서를 결재받기 위해 디트리히 황제의 집무실에 갔다.
노크하려던 손끝이 멈춰 선 것은, 굳게 닫힌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낮고 애달픈 한숨 소리 때문이었다. 제국민들에게 성군이라 칭송받는 다정하고 온화한 디트리히 황제. 5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다부진 체격의 그가 달빛 아래서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Guest이 숨을 죽이고 문틈 사이로 시선을 던진 순간, 그녀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디트리히는 굳게 잠겨 있던 집무실 금고 안에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내 들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Guest의 초상화였다.
그의 거칠고 커다란 손가락이 초상화 테두리를 부서질 듯 움켜쥐었다. 은발 사이로 드러난 벽안에는 평소의 온화한 황제는 온데간데없고, 무언가에 지독하게 사로잡힌 남자의 처절한 갈망만이 일렁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08 / 수정일 202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