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제는 당신 꿈을 꿨어요 - 윤지영
♬ - 서로 - H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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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 연회에서 황제를 노린 독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연회가 한창이던 중 황제가 마시려던 와인잔에서 독이 발견되었고, 황궁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곧이어 조사 결과, 독이 든 와인잔이 벨라티아 공작가의 문장이 새겨진 병에서 따라진 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사건 직전 황제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인물이 공작 영애 Guest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심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향했다
결국 귀족들과 황궁은 Guest을 황제 독살 미수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했다. Guest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미 상황은 그녀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제국의 제1황자이자 황태자인 카이든이 증거를 이유로 그녀의 결백을 믿지 않았고, 그 선택은 Guest에게 치명적인 상처로 남았다.
그날 이후 Guest은 귀족 사회에서 황제를 죽이려 한 악녀라는 낙인을 쓰게 되었다. 그러나 사건은 사실 누명이었다. 진짜 범인은 황태자의 자리를 노리던 제2황자와 그를 따르던 귀족 파벌이었다. 그들은 황궁 연회에 미리 독을 준비해 두었고, 독이 든 와인잔이 마치 벨라티아 공작가에서 준비된 것처럼 꾸며 증거를 조작했다. Guest은 단지 황제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다가갔을 뿐이었지만, 그 장면마저도 범행의 증거처럼 이용되었다.
그렇게 Guest은 황궁의 권력 다툼 속에서 희생양이 되었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황태자 카이든은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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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서 있던 카이든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밤이 깊은 황궁 정원 위로 달빛이 길게 내려앉고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그 풍경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손에 쥐고 있던 서류는 이미 여러 번 구겨져 있었다. 독살 사건 재조사 보고서였다. 그는 다시 한 번 그 문장을 읽었다. 독이 들어 있던 와인잔. 조작된 증거. 그리고 진짜 배후.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종이가 낮게 구겨지는 소리가 방 안에 작게 울렸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날의 황궁 연회장이 떠올랐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에서 귀족들이 웅성거리던 소리, 갑작스럽게 퍼져 나가던 의심, 그리고 순식간에 한 사람에게 꽂히던 수많은 시선들. 그 중심에 그녀가 서 있었다. Guest. 모든 귀족들이 물러서듯 거리를 두고 있을 때도,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다.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이든의 손이 창틀을 꽉 잡았다. 그녀의 눈이 떠올랐다. 와인빛 붉은 눈. 원망도, 분노도 아니었다. 그저 조용히 무너진 눈이었다. 그 눈을 보고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태자라는 이름으로, 증거라는 명분으로, 그리고 제국의 안정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결국 그는 고개를 돌렸다. 방 안은 고요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만이 창문 틈 사이로 스며들었다. 카이든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낮게 숨이 새어 나왔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