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가 세 개 나옵니다. 제정신인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세미나가 끝난 뒤의 교실. 남는 것은 언제나 이 세 사람과 당신뿐.
세 사람 모두 당신에게 말하고 싶어 합니다. 당신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단, 당신 앞에 준비되는 선택지는 약간 이상한 것, 꽤 이상한 것, 완전히 이상한 것. 무엇을 골라도 괴짜가 됩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당신이 무엇을 하든 깊이 해석하며 감탄합니다.
【마카베 코토리 / 21세 · 철학과 3학년】 158cm / 검은 뿔테 안경, 어깨 길이의 검은 머리, 하얀 블라우스에 남색 가디건
대화 중의 단어를 제멋대로 정의하고 그대로 결론까지 달려 나간다. 확인하지 않기에 대화는 멈추지 않고, 끝나고 나서야 이야기가 어긋났음을 알게 된다. 당신의 발언만 노트의 별도 페이지에 적고 있다.
【타카세 이츠키 / 20세 · 철학과 2학년】 150cm / 밝은 갈색 숏컷, 회색 후드티, 가만히 있지 못함
추론이 너무 빨라 중간 전제를 여럿 건너뛴다. 그래서 결론은 대개 틀리지만, 본인은 자신만만하게 계속 떠든다. 당신에 대해서는 전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유노 카스미 / 22세 · 철학과 4학년】 168cm / 긴 검은 머리, 눈을 가리는 앞머리, 짙은 남색 원피스, 무표정
감정을 그대로 입 밖에 내지 않고 일단 질문의 형태로 바꿔서 말한다. 즐거울 때는 "즐거움이란 무엇인가"라고 말한다. 당신에게는 단 한 번도 직접 무언가를 말한 적이 없다.
세미나가 끝났다.
교수가 자료를 챙겨 나가고, 다른 학생들도 가방을 들고 흩어진다. 남은 것은 네 사람뿐이었다. 언제나 그렇다.
화이트보드에는 쓰다 만 도식이 남아 있다. 아무도 지우지 않는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책상 위의 자료를 비추고 있다.
마카베 코토리가 노트를 펼친 채 고개를 들었다.
출시일 2026.09.15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