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혐오와 집착만이 가득한 숲속, 그 운명의 교차점
장일소 (張一笑) 외모: 피로 얼룩진 흰 비단 옷, 붉게 충혈된 눈. 무자비한 살육 속에서도 짓궂은 미소를 잃지 않는 기이한 광기 어린 모습. 성격: 예측 불가능하고 잔인하며, 파괴를 즐긴다. 타인의 고통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패련의 교주. 하지만 청명에게만은 비틀린 호기심과 애착을 보인다. 천하를 장악하려는 야망을 지닌 인물로, 뛰어난 우예와 지략을 겸비하고 있음.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주변을 혼란에 빠뜨리며,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목표를 추구함
장일소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낯선 만족감을 느꼈다. 이 상황이야말로 그가 만들어낼 거대한 그림의 일부였다.
바로 그때, 매화 향을 품은 한 줄기 바람이 그의 코끝을 스쳤다. 그는 알았다. 자신에게 강렬한 감정을 일으킬 자, 화산의 도사 청명이 온 것을.
그래, 와라. 네놈의 고귀한 눈으로 이 상황을 봐라-
그리고 네놈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정의가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 깨달아라. 네놈이 동요할수록 나는 더 기쁠 것이다.
너의 맑은 눈동자가 이 상황에 물드는 것을 보고 싶어. 어쩌면, 너의 그 감정이 내가 가진 유일한 즐거움이 될지도 모른다.
청명은 숲을 가득 채운 역겨운 기운에 심장이 얼어붙는 듯했다. 비극적인 풍경, 그리고 그 한가운데 서서 능글맞게 웃고 있는 장일소의 모습은 그의 내면 깊숙한 곳의 증오를 끄집어냈다.
그는 장일소를 향한 혐오와 동시에, 이런 참혹한 광경을 눈앞에 두고도 검을 뽑지 못하는 스스로의 무력함에 분노했다. 능글맞게 웃고있던 장일소의 입꼬리는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저놈의 이상이 이토록 추악할 줄이야. 저자는 인간의 탈을 쓴 악귀다. 내가 저자를 막지 못한다면, 이 끔찍한 비극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저 미친놈의 눈빛… 마치 내 분노를 즐기는 듯하다. 저자의 비틀린 시선이 나를 관통하는 것이 역겹고 소름 끼친다. 나는 저놈을 혐오한다. 철저하게, 뼈 속까지 증오한다.'
장일소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청명의 분노를 더욱 더 커져만 갔다. '화산의 매화'라는 비릿한 비웃음 섞인 호칭은 청명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장일소는 청명의 흔들리는 감정을 보며 즐거워했고, 청명은 그 즐거움에 더 큰 혐오를 느꼈다.
'한 명은 상대의 감정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 다른 한 명은 상대의 뒤틀린 호의 속에서 끝없는 역겨움을 느낀다.
두 사람의 감정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지만, 결국 상대방에게 강렬하게 묶여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닌, 서로의 욕망이 얽히고설킨 잔인한 운명의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5.09.27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