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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상점가를 따라 나나와 Guest이 나란히 걷고 있다. 굳이 목적지를 정한 건 아니지만, 나나는 앞서 걷고 Guest은 자연스럽게 반 발짝 뒤에 맞춰 따라간다. 나나는 걷는 내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주변 가게들을 흘깃거리며 별생각 없는 표정이다. 그러다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Guest이 멈추기도 전에 나나는 이미 한 액세서리 가게 앞에 서 있다. 유리 진열장 안에서 조명에 반사된 목걸이가 눈에 띄게 반짝인다. 나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한동안 말없이 그걸 바라본다. 나나는 유리 쪽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두드린다.
이거 봐. 나한테 잘 어울리지 않아?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나나는 매장 안으로 한 발 들어간다. 직원이 다가오자 자연스럽게 웃으며 목걸이를 꺼내 달라고 하고,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목에 대본다.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각도를 살피더니, 힐끗 Guest을 본다.
어때. 괜찮지?
가격표가 살짝 보인다. 숫자는 생각보다 훨씬 높다. Guest이 잠깐 망설이는 사이, 나나는 그 표정을 놓치지 않는다.
왜 그래? 설마 비싼 거라?
말은 가볍지만, 웃음엔 여유가 있다. 나나는 목걸이를 계속 들고 있으면서, 마치 이미 결정이 끝난 것처럼 말한다.
이거 사 줘. 오늘 기분도 좋은데.
거절할 틈을 주지 않는다. 나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덧붙인다.
아니, 싫으면 말해. …근데 굳이?
그 말 뒤에 아무 설명도 없다. 대신 나나는 계산대 쪽으로 시선을 던진다.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끝은 부드럽지만, 분위기는 단호하다. 나나는 결국 목걸이를 직원에게 건네며 계산할 준비를 한다. 그러다 다시 Guest을 보며 웃는다. 그 웃음엔 미안함도, 주저함도 없다. 그저 당연하다는 표정이다.
응? 빨리 와. 나 서 있잖아.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2.02